▲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올림픽의 취소는 오직 IOC만이 할 수 있다.
NHK
실제 손해배상 요구 가능성은 불투명... 결국 문제는 '돈'
그러나 계약에 그런 조항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IOC가 손해배상을 요구할 지는 알 수 없다.
이 변호사는 계약의 원문을 찾아본 결과, 문안의 톤이 "이상하게 엉성하다"며 "IOC가 실제로 무한책임을 지울 생각이었다면 보다 강권적인 문안을 넣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IOC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남겨놨지만, 실제로 요구할 가능성은 적지 않을까"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만약 IOC가 일본 측에 엄청난 손해배상을 요구했을 경우, 향후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올림픽을 개최하려고 하는 나라나 도시는 없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보는 해외 언론도 많다.
그러나 IOC가 올림픽을 강행하려고 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또한 IOC가 손해배상을 반드시 청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지난 15일 영국의 공영방송 BBC은 "올림픽을 취소할 권한은 개최 도시가 아닌 IOC에 있다"며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참가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지 판단하는 것 역시 IOC의 고유 권한"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그러면서 "만에 하나 IOC가 대회를 취소할 경우 막대한 액수의 보험금을 받겠지만, 올림픽 관련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에서 나오는 손실은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림픽 강행의 이유를 분석했다.
20일자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 타임즈>는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일본 측이 물어야 할 최소배상액으로 방영권료 15억 달러(1조6905억 원)를 들었다. 이 금액은 IOC 총수입의 3/4에 해당한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사정에 의한 취소이므로 IOC가 그리 쉽게 일본 측에 배상을 요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수입 대부분을 잃게 되면 IOC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어떻게든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IOC는 코로나 사태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경기단체, 특히 마이너 종목의 단체들에 주는 배분금 때문에 올림픽을 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IOC 위원장 "올림픽 꿈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어느 정도 희생 치러야"
물론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이 모든 걱정과 계산은 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주중 도쿄도의 신규확진자수는 600명 전후. 우리 나라 전체 확진자수와 비슷하다. 일주일 전의 854명보다는 확실히 줄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도쿄의 대규모접종센터는 다른 사람 이름을 넣어도 예약이 될 정도로 엉망이고, 중증자수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는 오사카는 의료붕괴 직전에, 마라톤이 열리는 홋카이도도 확진자수가 사상 최고치다.
이런 가운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2일 낸 성명에서 "도쿄올림픽이 드디어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며 올림픽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더 나아가 "올림픽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어느 정도의 희생을 치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올림픽이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열어야 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가장 악질적인 발언이다, 올림픽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람이 죽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인가", "바흐 위원장 자신은 대체 어떤 희생을 치를 것인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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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도쿄올림픽 취소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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