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라는 청년이 아르헨티나 여행을 하다가 먼 거리를 맨발로 걸어다니는 아이들을 만났다. 이를 계기로 아르헨티나의 민속화 알파르가타의 착화감에 영감을 얻어 만든 심플한 신발 '탐스(TOMS)'.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다른 한 켤레를 맨발의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탐스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TOMS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이나 제품과는 다르지만 도시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업이나 제품보다 브랜딩 목적이나 브랜드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기업의 비전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해관계자도 기업의 이익을 위해 모인 고용주, 투자자, 관계사, 피고용인 등으로 단순하다. 타깃 고객 역시 제품이나 서비스에 따라 정의할 수 있다.
도시는 기업이나 제품과 달리 복잡한 관계망으로 얽혀 있다. 시민, 투자자, 정책관계자, 관광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판매하고자 하는 대상도 광범위하다. 목표 고객도 다양하다. 관광을 목적으로 할 때는 관광객이, 기업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거주 만족도를 높이는 게 목표가 된다면 시민이 도시브랜드의 대상이 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소유주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소유주는 명확하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목표 설정이나 브랜드 활동을 일관되게 정의하고 추진하는 게 수월하다. 활동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명확하다. 반면에 도시의 소유주인 '시민(市民)'은 수적으로 많고, 각각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도시브랜드 주체로 보기도 어렵고, 도시브랜딩 활동에 대한 책임을 지기도 힘들다.
도시브랜드에서는 소유주보다 운영 주체에 주목해야 한다. 시민들의 직접 투표로 뽑힌 시장과 도시 정책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운영 주체가 바뀌게 되고, 운영 주체에 따라 도시 정책이 바뀌게 된다. 이는 도시브랜드 활동이 일관성을 갖고 지속가능하게 추진되기 어려운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많은 곳에서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개발하고 그것이 도시브랜드라고 소통하고 있지만, 도시브랜드는 서울, 인천, 부산, 광주, 대전, 춘천처럼 도시 이름 그 자체이다. 도시브랜드는 다양한 상징을 갖고 내·외부와 소통한다. 도시브랜드 슬로건은 도시의 비전을 담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슬로건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상징요소이나 브랜드는 소멸하기 전까지는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도시다움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