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수유 실내외 전경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장애인 등을 비롯한 주거약자에 대한 사명에서 출발했고, 차별 없이 함께 살 수 있는 소셜믹스와 유니버설 디자인 프로토타입을 염두에 두고 사회주택 사업에 진입했습니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아래 조합)의 시작은 사회주택 사업을 하겠다는 목적 이전에, 장애인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은 집을 고민하면서부터였다. 조합의 모태가 되었던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2004년 설립)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이 웹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시작하며 사회적기업 '웹와치'(대표 이범재) 운영으로 이어졌다.
2007년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정보접근권과 정보접근에서의 편의제공의무'가 명문화되는 성과에도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웹접근성을 넘어 주택에 있어서 문턱까지 낮추기 위한 역할을 자임하게 됐고, 목표 및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사회주택 사업을 도전하게 된 것이다.
조합은 주택 설계에 있어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개념이 어려울 수 있어 몇 가지 예시를 들어 보겠다. 화장실, 현관, 방문 등을 유심히 보면 문턱이 있는 집이 대다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게 신경을 안 쓰며 살지만, 휠체어로 방을 돌아다니다 보면 문턱은 어느 순간에 큰 장벽이 된다.
또한 똑같은 평수가 주어진다면 보통은 화장실 크기를 줄이고 방의 크기를 키워서, 세입자들에게 좀 더 매력적인 방처럼 보이고자 노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은 적정 공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화장실을 이용하기 매우 어렵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처럼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며 유니버설 디자인 일상에서 익숙해진 시대이지만, 주택에서만큼은 너무나 먼 이야기이다.
같은 평수의 집을 짓더라도 유니버설 디자인이 훨씬 더 많은 건축비를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들은 선뜻 시도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집'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의 시도는 매우 반갑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