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3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쿼드 동참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정부의 쿼드(Quad) 가입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 국내 언론들은 은근히 쿼드에 가입해야 한다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듯 보인다.
2006년 아베가 제안한 인도태평양 전략, '대동아공영권'의 연장선일 것
쿼드(Quad)는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4개국 비공식 협의체이다.
그런데 이 쿼드가 원래 미국의 전략이 아니라 일본의 외교전략이었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쿼드를 풀어 말하면, 곧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일본 아베 신조(安倍 晋三) 전 총리가 2006년 처음으로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2016년 8월 개최된 아프리카 개발회의에서 아베 전 총리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전략"이라는 기조 연설을 통해 인도태평양 전략은 일본의 공식적인 외교전략으로 선언되었다. 즉, 다시 말해 쿼드란 인도·태평양 전략의 당사자국들이 참여하는 안보회의체인 셈이다.
아베 전 총리가 '평생 존경했다'는 그의 외조부는, 일제 시기 도조 전시내각 당시 상공대신으로 전시동원을 지휘했고 미 군정에서 A급 전범으로 투옥되었던 인물이다. 그리하여 침략의 역사에 대한 그 어떤 반성도 거부했던 아베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필연적으로 2차대전 일제가 기치로 내세웠던 '대동아공영권'의 연장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해석된다(대동아공영권이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침략하며 내세운 주장 중 하나로, 일본을 주축으로 한 동아시아 블록화를 뜻한다).
트럼프가 미국 외교전략으로 채택, 바이든에 의해 강화된 쿼드(Quad)
일본에 의해 제기된 이 인도태평양 전략이 미국의 외교전략으로 채택된 것은 언제였을까. 바로 2017년 11월 트럼프의 일본 방문 때였다. 아시아 외교정책으로 별로 내세울 것이 없었던 당시 트럼프에게 인도태평양 전략은 그럴듯한 외교전략이었고, 그래서 곧바로 자신의 외교전략으로 내세우게 된 것이었다.
전통적으로 미국 민주당은 일본에 우호적 경향이 강했다. 아니나 다를까 바이든 행정부는 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더욱 강화한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