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리의 힘책 양다리의 힘이 출간되었다
혜화동
최근 '양다리' 철학을 글로 엮어낸 책을 읽었다. 제목은 '양다리의 힘' 이다. 이 책의저자는 EBS 프로듀서인 김민태씨로, 프로듀서를 하면서 동시에 여러 책들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프로듀서이자 작가로 활동하다보니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양다리' 애찬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서는 '양다리' 전략을 사용하되 '안전이 확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예전의 나
대학을 졸업할 무렵 이 전공으로 평생을 한 우물만 파며 살겠다고 결심했다. 다른 사람들이 '공무원'과 같은 다른 길을 권해도 내 시야는 이미 직진하고 있었다. 직장에 취업해 일을 하던 중에도 오직 내가 걷고 있는 길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내 시야는 정면만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되었다. 인생에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우물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샛길을 만들어 하나로 모이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의 새로운 발견, 그로인해 직업상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바로 이 책에서 예시로 언급한 이어령 선생님의 '충고'처럼 말이다.
"인생은 넓다.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것만이 길이 아니다. 다른 길도 생각해라. 많은 꿈이 있으면 많은 가능성이 생긴다. 주위에 관심을 가져라. 한 번뿐인 인생 값어치 있게 살려면 당신의 천재성을 깨워야 한다." - 97p
그래서 지금은
직장생활을 이어가며 글을 쓰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타이틀을 갖게 된 지는 오래됐다. 또 어떤 매체의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갖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정말 부족하지만 '글'로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 쾌감을 느낀다.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단 말인가? 사람들은 간혹 '작업치료사 이준수'보다, '시민기자 혹은 칼럼니스트 이준수'로 기억해준다.
모임 상황에 맞게 직장 소속이 찍혀 있는 명함을 드릴 때가 있고, 시민기자의 이름이 찍혀 있는 명함을 드릴 때가 있다. 혹은 재미삼아 두 명함을 모두 드릴 때가 있다. 나의 정체성을 하나의 명함으로만 정의할 수 없듯이. 그래서 지금의 내 정체성에 만족하며 사는 편이다. 마치 이 책에서 언급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작가 권지안과 가수 솔비의 동거처럼 말이다.
"솔비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도 미처 몰랐던 잠재력을 발견하고 심지어 직업으로까지 연결했다. 그것도 아주 안전한 방법으로 말이다. 이만하면 적어도 자아실현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아닐까." - 82p
앞으로의 나
주위에서 버킷리스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첫 손에 꼽는 것이 있다. 바로 작가로 데뷔하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꿈꿔왔던 일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왔다.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지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 힘든 날들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그 꿈을 포기하기 싫었는지 주말마다 개인 노트에 일기 쓰듯 차곡차곡 글을 모아두고 있다.
전공을 살려 장애인의 보건의료에 관한 철학을 늘어놓는 식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의 방향과 이것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혹은 얼마나 큰 괴리감으로 다가오는지 말이다. 정책과 현장의 중간 지점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글을 주로 쓰고 있다.
이런 글들을 쓰면서, 평소 내가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공부하며 새롭게 알게 되었고, 현장가의 정체성과 더불어 정책가로서의 재능도 발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글을 쓰면서 잔 근육들이 자연스레 생겨 내 주장에 탄탄한 이론적 배경이 되어주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언급한 이어령 선생님의 꿈과 가능성에 대한 충고, 솔비와 권지안의 행복한 동거 사례가 주는 교훈이 나의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안전을 확보한 안전한 전략, 앞으로 양다리의 힘을 믿어보고자 한다.
양다리의 힘 -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전략은 모든 것을 잃게 한다
김민태 (지은이),
혜화동,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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