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장성 둘레가 13km에 달한다. 일부를 복원하여 성벽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정명조
용장성
삼별초 탐방로 3코스를 걸었다. 진도의 옛 진입로다. 삼별초군이 진도에 도착하여 용장성으로 넘어가던 길이다. 연동마을에서 출발했다. 삼별초군이 처음 와서 잠깐 머물렀던 마을이다. 서해랑길 6코스가 지나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용장성 가는 길은 잘 갖추어져 있었다. 찔레꽃 향기가 가득했다.
대투개재 네거리에 다다랐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망바위가 있고, 왼쪽으로 오르면 거북바위가 있다. 망바위로 발길을 돌렸다. 삼별초군이 망을 보던 바위다. 그 위에 서니 벽파 앞바다가 훤히 보였다. 바다를 따라 쳐들어오는 적군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때는 바다였던 곳이 간척사업으로 메꿔져 일부는 들녘이 되었다. 거북바위에 올랐다. 선황산 꼭대기 가는 길에 있다. 둘레에서 선황신당터와 두 채의 집터가 발굴되었다고 한다.
다시 탐방로로 돌아와 대투개골을 따라 내려왔다. 농삿길과 마을길에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용장성 왕궁터가 나타났다. 삼별초군은 이곳에 도착한 뒤, 성을 쌓고 궁궐을 지었다. 주변 섬과 육지를 공격해 터전을 넓혔다. 완도에 송징, 남해에 유존혁, 제주에 이문경을 보내 관리하였다. 진도를 황도(皇都)라 부르며 자주 정부임을 밝혔다. 일본에 사신을 보내기도 했다.
왕궁터 뒤로 난 비탈길을 따라 올라갔다. 대나무 사이로 난 계단을 오르면 성벽이다. 둘레가 13km에 달한다고 하나 일부만 복원하여 걸을 수 있었다. 성벽을 따라 진도지맥이 지나갔다. 산으로 둘러싸인 왕궁터는 하늘이 내린 방어진지임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