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누구도 권유하지 않았지만 (남편만 회사 측의 권유가 있었다) 가족 모두가 보건소로 향했다. 가족들 모두 검사를 권유하던 지난 번과는 달라 혼란스러웠다. 적어도 3일 전에는 접촉을 했을 텐데, 한 공간에서 생활한 가족이 모두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나? 왜 아무런 얘기가 없지?
보건소에 도착해서도 우린 의무가 아니라 '단순 검사자'로 분류되었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가족 모두 음성이 나왔다. 원칙상으론 밀접 접촉자인 둘째만 자가격리를 하면 되었다. 나머지는 접촉자의 접촉자이기 때문에 격리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밖으로 나갈 순 있다.
근데 만에 하나, 둘째가 자가격리 중 확진이 되어버리면 우리가 밀접 접촉자가 되기 때문에 선뜻 행동할 수 없다. 아직 여섯 살에 불과한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가족과 완전 격리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만약의 상황(둘째 아이가 자가격리 중 확진되는 일)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우리 가족 스스로 능동적인 자가격리를 하는 거다.
문제는 접촉자의 접촉자에 대한 격리 여부는 강제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과 학교, 교육 시설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딱히 다른 활동에 있어서는 통제가 안 된다는 점이다. 철저히 접촉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일이 돼 버렸다는 점에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수많은 걱정과 우려 속에서 지난 13일, 다행히 120여 명의 유치원생과 교사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아이들 생활도 엉망이 될 게 뻔했다. 아무리 바로 잡으려고 애써도 집에만 있으니 늘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자연스럽게 불규칙한 생활이 반복될 터였다.
처음 자가격리를 할 때도 유튜브 시청 시간은 늘어만 가고 밖에서 뛰어놀지 못하니 밤잠도 쉽게 들지 못했다. 동생의 자가격리로 인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석 달도 안 된 첫째 아이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동안 교육 과정을 놓칠세라 마음을 놓을 수조차 없다.
아이들은 이제 마스크가 일상이다. 철저하게 교육을 받고 누구보다 잘 지키고 있다. 문제는 어른. 해이해진 마음과 '나 하나쯤이야' 하는 방심이 더 많은 확진자를 만들 수 있다. 어른들이 잘해야 한다, 제발. 아이들은 죄가 없다. 참고로 둘째 아이의 자가격리는 2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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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6개월이란 경력단절의 무서움을 절실히 깨달은 아이셋 다자녀 맘이자, 매일을 나와 아이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 글을 쓰는 일이 내 유일한 숨통이 될 줄 몰랐다. 오늘도 나를 살리기 위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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