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 '재미의 발견' 겉표지
행복우물
김승일 작가의 <재미의 발견>은 대다수 사람을 사로잡은 콘텐츠가 가진 재미의 법칙을 분석했다. 문화부 기자로 4년간 접했던 책과 사람, 콘텐츠와 미디어를 통해 저자 자신의 청춘의 화두이자 소명인 "재미"라는 주제를 풀어쓴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재미의 법칙은 특이(特異), 전의(轉意), 격변(激變)이다. 저자는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어떻게 특이한지, 어떻게 기존의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부여를 하는지, 어떻게 강렬한 사건을 이용해 상황을 전복시키는지를 알려준다.
"재미있는 무언가는 반드시 사람을 당혹하고 집중하게 합니다. -프롤로그 中-"
<무한도전>과 김은숙의 드라마, 봉준호 감독의 영화와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브레이킹 배드> 등은 아마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콘텐츠일 것이다. 저자는 이 콘텐츠들이 다수의 사람을 매혹시킨 이유는 바로 보통을 벗어난 "특이"함,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함이라 말한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특이"함을 추구하는 것은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자는 오직 특이함만을 위해 자극적인 행동이나 주제로 관심을 끄는 콘텐츠는 불쾌감을 준다는 것도 언급한다. 또한 관심을 끌고자 하는 목적 하나로 혐오스럽거나 불법적인 행위들마저 자행하는 사람들의 삐뚤어진 즐거움은 전혀 재밌지 않고 불쾌하다고 선을 긋는다. 선을 넘는 일은 불쾌감을 주며 불쾌한 것은 분명 재미없는 일이다.
일례로 과거에는 누군가를 비하하는 개그가 먹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차별이 담긴 말과 모욕을 주는 행동들에 더는 웃지 않는 시대다. 김지혜 작가의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태지원 작가의 청소년 교양도서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다.
"전의"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의 작품을 소개한다. 우리 고전 다시 쓰기 백일장에서 운문 부분 차상을 받은 저자의 패러디작, <나와 곱창과 흰 쌈무>라는 자작시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저자의 몸부림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살찐 내가/ 맛있는 곱창을 사랑해서/ 오늘 밤은 촉촉 침이 고인다"라는 초반부부터 웃음이 터졌다. 이 외에도 카피추, 미스터리 스릴러의 전개 방식, 은유의 전의, 부캐와 메타버스 등을 예로 들며 저자는 전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격변"에서는 전통적 플롯과 플롯의 조합, 전형적인 클리셰를 깨는 작품들도 차례로 소개한다. 후반부에는 좋은 콘텐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 제작법과 노하우도 실려있다.
재미라는 화두를 4년간 팠다는 저자답게 <재미의 발견>이란 책도 집중력을 불러일으키고 즐겁게 읽히는 맛이 있다. 좋은 콘텐츠, 뜨는 콘텐츠는 특이하고 흥미진진하다는 말은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었던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재미의 발견>이라는 책으로 기획해서 술술 읽히는 재밌는 문장으로 나열하는 일은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이 유쾌한 즐거움이 남는 좋은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길 바란다.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 행복한 일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재미의 발견 - 100만 팔로워, 1000만 관객, 高시청률 콘텐츠의 비밀
김승일 (지은이),
행복우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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