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만 23세 청년 이선호씨가 평택항 부두에서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하던 도중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했다. 고인이 사망한 현장을 아버지가 찍었다.
김종훈
대책위는 이날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정문에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이씨가 처음 하는 작업인데도 현장에는 안전관리자, 신호수가 없었고, 안전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을 했다"면서 "작업은 원청인 동방의 지시로 이뤄졌다"라고 주장했다.
선호씨가 작업할 당시 반대편 날개에선 동방 소속 지게차 기사 A씨가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를 지게차를 이용해 접기 시도를 하고 있었다. 이때 발생한 진동으로 반대편에 있던 날개가 엎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씨가 이물질 제거 작업을 진행한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는 불량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장상태가 아니었다면 300kg 날개는 안전핀을 제거했을지라도 진동에 의해 넘어질 수 없다는 것이 대책위의 주장이다.
결국 고장난 컨테이너 날개는 진동을 못 이겨 아래쪽에서 쓰러졌고, 작업을 하던 이씨를 향해 그대로 덮쳤다. 이씨는 외부압력에 의한 두부 및 늑골 다발성 골절에 의한 뇌기종 및 혈흉이 이유가 돼 사망했다. 이씨는 사고가 일어난 4월 22일 처음으로 본인이 하던 작업이 아닌 개방형 컨테이너 해체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호씨 아버지 이씨는 6일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안전모도 없이 일을 하다 아들이 떠났다"면서 "회사는 사과는 고사하고 아직까지도 그런 지시(이물질 제거)를 내린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8년째 이곳에서 일을 했지만 누구 하나 안전모를 쓰라고 지시한 사람이 없었다. 오직 해수부에서 관리감독 나올 때만 쓰라고 하더라. 선호가 작업을 할 때 안전모를 쓰고 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그런 말을 해야 하는 인원조차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다. 안전관리 인력과 지게차 신호수 둘 중 하나만 있었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러면서 이씨는 "형식상 나와 아들이 외부인력업체 소속인 건 맞지만 모든 작업 지시를 동방에서 받고 있다"면서 "3월 1일 이후 동방 본사에서 총괄부장이 새롭게 (평택항에) 내려온 뒤 아들은 검역뿐 아니라 다른 작업까지 맡게 됐다. 인건비 줄이겠다고 말도 안 되는 작업환경 만들어놓고 사지로 몰아넣었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성토했다.
아버지 이씨의 주장은 한마디로 안전관리 미흡에 의한 전형적인 산재사고라는 것. 아버지는 "하루라도 빨리 아들을 보내줘야 한다"면서 "제발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은 와서 용서를 빌고 사과했으면 좋겠다. 인간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사지에 몰아놓고 (자기들이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아들이 그 위험한 곳에 왜 들어갔겠나. 시키니 들어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원청 회사 동방, 작업 지시 혐의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