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률 추이(1980~2019)대학생수는 교육통계서비스의 고등교육기관 학생 수 자료 중 일반대학, 교육대학, 산업대학, 전문대학을 합한 수치다(대학원, 기타 제외). 2011년부터 대학진학률이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대학합격자기준에서 대학등록자 기준으로 조사 지침이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손우정
그러나 이후 등장한 MZ세대에게 대학은 '원래부터 그랬던' 각자도생의 경쟁체제가 일상화 된, 기업화 된 공간일 뿐이다. 그렇다고 MZ세대의 이런 가치 기반이 보수적 정치 성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MZ세대의 정치 성향은 노무현 정부 후기에 보수적 성향이 강해진 후(2007년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의 42.5%가 이명박 후보를, 15.7%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 2008년 이후부터 조금씩 진보적 성향이 강해지다 박근혜 정부 등장 이후에는 다시 보수적 성향이, 2013년을 전후해 다시 진보적 성향이 강해지는 등 주요 정치 흐름에 따라 변화했다.
이것은 이 세대가 일관되고 고정된 정치 성향을 보이기보다 사회 여론의 변화 추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른 한편으로 MZ세대에게 과거의 학생운동처럼 일관된 세계관을 부여하는 헤게모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단 하나의 예외는 군대다. 20대 남성에게 2년 정도의 시간에 특정한 세계관을 공유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는 군대가 유일하다. 과거에 비해 권위적 문화는 희석되었지만, 반중·반북 문화와 반페미니즘적 성향은 이 공간에서 확고하게 공유된다. 과거처럼 군대가 만들어내는 이데올로기적 영향에 대항할 학생운동이 부재한 상황에서 20대 남성의 군대 경험은 현실의 불만을 특정한 대상에게 표출할 수 있는 유력한 기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세대 내부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나 "대학을 포기한다"라는 담론이 존재하다가 일베류의 담론이 등장하며 각축했듯, 목소리가 큰 쪽이 세대 담론을 대변해 왔다. 언론은 이를 취사선택해 증폭함으로써 자기의 생각보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반응을 보이는 동조효과(conformity effect)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20대 남성의 투표에는 젠더 평등을 위한 조치들이나 페미니즘 운동의 활성화에 대한 반감이 반영되었을 수 있고, 이른바 기성세대의 이익추구적 행동과 '돈 놓고 돈 먹는' 시스템에 대한 분노가 반영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청년 세대의 특별한 반응이라기보다 전체 여론의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무엇보다 20대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대에 걸쳐 표출된 반(反)민주당 정서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