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구트 꿈 백화점> 표지
팩토리나인
꿈 사세요, 꿈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속에서 꿈 백화점을 운영하는 달러구트는 꿈이 현실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줄 때, 그 가치가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잠이 들고 꿈 백화점에 방문하는 손님들 각자에게 필요한 꿈을 판다. 사람들은 구입한 꿈을 꾸고 현실로 돌아와 잘 기억나지 않는 그 꿈 덕분에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된다.
환상적인 단꿈부터 우중충한 악몽까지, 각각의 꿈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미래의 일상을 짧게 보여주는 예지몽은 로또 당첨을 꿈꾸는 자에게는 단순히 욕구를 실현하려는 도구일 뿐이지만, 불안한 미래를 살아가는 자들에게는 삶의 목적이 된다. 그렇게 달러구트는 사람들마다 꼭 필요한 꿈을 팔아 그들에게 살아갈 이유를 찾아주고 더욱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 했다.
이런 달러구트가 운영하는 꿈 백화점에 열정이 넘치는 신입사원 페니가 등장한다. 5층으로 구성된 꿈 백화점 이곳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사건들이 이어진다. 등장하는 꿈 제작자들과 각 층마다 열심히 꿈을 파는 매니저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잔잔한 미소가 퍼진다.
쉽게 읽히는 글은 내용만큼이나 친근해 침대 곁에 두고 아이에게 하나씩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와 동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어쩐지 상쾌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것 같다.
꿈꾸는 현실을 만들다
꿈꾸는 일이 무서워지는 나이가 되었다. 드라마 <나빌레라>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70대 할아버지가 어릴 적 꿈인 발레리노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발레를 하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혹시나 기억을 잃고 쓰러지지 않을까, 춤을 추다가 허리가 삐끗해서 몸이 상하지는 않을까 무섭다고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매번 몸에 꽉끼는 발레 옷을 입고 연습실에 들어서는 이유는 바로 무대 위에서 한 번 날아보고 싶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꿈같은 현실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건 꿈을 좇는 게 나이만큼 커져버린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도전하는 누군가에게, 우물쭈물하는 그대에게 가장 필요한 그 용기이기에 그 모습에 울고 웃는다. 그에게 꿈과 현실, 그 경계는 한낱 농담 같은 것일 뿐이고, 실용이라는 말은 무용이 대용이라는 말에 한없이 작아질 뿐이다.
어쩌면 작가가 이 명랑한 이야기로 말하고자 하는 것도 같지 않을까. 주어진 현실이 다분히 비루하고 초라할 지라도 우리는 그 현실 위로 날아오를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아닐까. 이것을 잊지 말자는 용기와 위로를 건네려고 한 것이 아닐까.
오늘 밤, 나는 어떤 꿈을 꿀까. 그리고 나는 내일 다시, 어떤 삶을 꿈꿀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이미예 (지은이),
팩토리나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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