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기 홍성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이재환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세월호 단원고 희생 학생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홍성에 살고 있는 순범엄마 최지영, 준영아빠 오홍진씨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멀리 안산에서 재능엄마 강춘향, 동영아빠 김재만, 영만엄마 이미경씨도 추모문화제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왔다. 아래는 이미경씨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세월호 가족극단 활동과 4.16 합창단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요즘도 <장기자랑>(연극) 공연을 위해 전국을 돌고 있다. 새로운 연극도 준비 중이다. 오는 5월 28일 안산에서 첫 공연을 할 예정이다. 새 작품의 제목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가제목은 <기억여행>이다. 지난 7년간의 기록이 연극에 담긴다.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난 뒤, 그 시간들을 연극에 담을 예정이다. 물론 이번에도 엄청나게 힘든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의미도 있다. 잘 했든 잘못했든, 지금 이 시점에서 과거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유가족들의 곁을 지킨 수많은 시민들의 이야기와 유가족들이 투쟁을 하며 겪은 일들이 연극에 담긴다."
- 세월호 7주기까지도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이미경씨는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7년 동안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다. 유가족들은 최선을 다했다. 물론 우리 유가족들이 잘못 판단하고 잘못 선택한 일도 없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우리와 함께한 수많은 시민들 때문이다. 진상규명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포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시민들께 당부 드리고 싶은 게 있다. 세월호 추모 촛불에 동참하지 못하더라도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 3009함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지휘선으로 쓰였고 세월호 구조 실패의 책임이 있는 함선이다. 지난 11일 해경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선상 추모식에 3009함을 제공해 물의를 빚었다. 혹시 그때 그곳에 있었나.
"공연이 있어서 현장에 가지 못했다. 정부와 해경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있고, 세월호 희생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마음이 아팠다. 그러지 않아도 유가족들은 이맘때가 되면 마음이 더욱 힘들다."
- 홍성에는 순범엄마 최지영씨와 오홍진·임영애(단원고 고 오준영 부모) 부부가 살고 있다. 홍성 세월호 촛불시민들과도 유대가 깊어지면서 이제는 이웃으로 살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홍성에 자주 오고 싶다. 나는 뭐든지 잘하는데 운전만 못한다. 농담이다(웃음). 어디를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가 없다. 지영(순범엄마) 언니가 2학년 6반(단원고 희생학생 학부모) 대표이다. 홍성 세월호 촛불뿐 아니라 모든 활동에 열심이다.
홍성세월호촛불 지기들도 늘 고맙다. 홍성 촛불은 참사 초기부터 우리 6반 부모들과 함께 했다. 김장도 같이 하고, 행사도 참석하며 그렇게 인연을 맺어 왔다. 물론 그런 인연이 아니더라도 열심히 유가족들을 도왔을 분들이다. 연대하는 그 마음이 고맙다. 늘 함께해 주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