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중에서
김홍모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세월호 영상들도 피해 다녔다. 특히나 세월호가 침몰할 때 단원고 학생들이 찍은 영상은 이미지만 봐도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구출될 줄 알았던 그 해맑은 얼굴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부모들의 마음은 얼마나 무너지고 또 무너졌을까.
그러다 용기를 내서 <내가 살던 용산>(용산 참사 만화)을 함께 작업했던 동료 작가들에게 물어봤다. 세월호 만화를 함께 작업할 생각이 없냐고. 어떤 작가는 세월호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고 어떤 작가는 내가 하자면 무조건 한다고 해서 용기를 내 기획을 시작했다.
처음 기획은 파란 바지 김동수씨뿐만 아니라 단원고 학생 생존자, 단원고 유가족, 외국인 유가족, 구조 활동을 끝까지 한 어민 등을 취재해서 옴니버스로 하려고 했다. <내가 살던 용산>처럼.
우연히 만난 파란 바지 김동수씨
열심히 기획서를 쓰고 있는데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고 촛불 정국으로 변했다.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앞장을 서셨고 나도 다른 시민들과 함께 제주와 서울에서 열심히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
정부가 바뀌고 이제 세월호 진상 규명이 되겠구나 싶어서 만화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 상황에 맞춰서 기획한 거라 정세가 바뀌니 기획도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는데 우연히 제주에 살고 계시는 파란 바지 김동수씨를 만나게 됐다. 기사로만 보던 세월호 생존자를 처음 만났는데 꽤 충격이었다. 몇 차례나 자해를 할 정도로 트라우마가 심한지 몰랐고 생존 피해자에 대해 여전히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는 것에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