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김종성 역사전문 시민기자가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3개의 코너.
오마이뉴스
[재보선과 대선] 윤석열은 시대에 맞는 지도자일까?
그를 만난 건 지난 8일, 재보선 선거 다음날이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역사학자의 평가는 좀 남다를 것 같았기에 일부러 이날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국민의 힘이 승리한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선거 뒤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분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집권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최근 불거진 각종 잡음 등 근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패배의 원인을 찾았다. 그는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2016년의 '촛불 혁명'이었다. 혁명적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촛불 혁명 이후 시민들의 요구가 분출됐죠. 민주당은 이런 요구를 담아내지 못했어요. 시민들을 껴안을 수 있는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죠. 촛불 혁명은 무엇보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요구했는데 민주당도 과거 지배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혁명을 주도한 정권이 아니라 혁명에 편승한 정권이기에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그는 또 "집권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지난해에 김현미 장관 시절의 부동산 개혁 정책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동', 또는 '준동'을 초기 제압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집값, 전세값 상승으로 서민층이 타격을 입었고 LH 사태는 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고 평가했다.
많은 사람들은 집권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현상에 주목하는데, 그는 부동산 개혁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동에 더 방점을 찍었다. 혁명과 개혁에 대한 보수 세력의 준동으로 역사가 퇴보한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힘이 내년 대선까지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가장 주목되는 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이다.
하지만 김 기자는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후보로 뜨고 있는데, 그는 본선에 진출하자마자 '당신이 시대적 요구에 맞는 지도자인가'라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대중은 시대의 변화를 요구하는 데 윤 전 총장은 이와는 거꾸로 검찰 개혁에 저항해서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물이자, 검찰개혁의 대상일 뿐"이라고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힘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어쩌다 걸린 행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면서 "정권은 시대에 따라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지만 촛불 혁명으로 분출된 시민의 역량은 후퇴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의 힘은 이런 시대적 요구를 끌어안을만한 대선 리더십을 창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투적 글쓰기] 역사학자이자 전업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