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지트는 경제 문제로 고민중인 광주 청년들을 위해 1:1 내지갑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광주에는 지역 청년들의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단체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아래 광주 청지트)'가 있다. 현서씨는 광주 청지트에서 1:1 내지갑상담을 받았다. 내지갑상담은 청지트가 고안한 청년 맞춤형 재무상담이다. 청지트 상담사는 내담자를 1시간 30분씩 두 번 만난다.
1차는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인터뷰 상담이다. 돈 문제뿐만 아니라 근로환경, 주거환경, 사회적 관계, 취미, 앞으로의 계획 등을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2차 상담에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본인의 수입과 지출, 자산과 부채 현황을 살펴보고 생애설계를 통해 재무계획을 세워준다. 과중한 부채가 확인되면 채무조정제도와 연계하며, 그 밖에 본인에게 필요한 주거정책, 청년정책, 복지정책 등을 안내한다.
청지트 상담사는 우선 연체중인 카드론 대출을 채무조정제도와 연계했다. 신용회복위원회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매월 3만 원씩 8년간 대출금을 상환하기로 했다. 개인워크아웃은 과중한 채무를 지닌 개인에게 이자율 조정, 상환기간 연장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현서씨는 '복지 제도'도 안내받았다. 우선 비주택거주자 주거상향 지원사업을 신청해보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주택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지원하는 제도다. 당시 현서씨가 생활하고 있던 고시원은 해당 제도가 규정한 '비주택'에 해당했다.
이후 현서씨는 국민임대아파트에서 거주하게 되었다. 보증금 없이 매월 10만 원이 조금 안되는 돈을 월세로 납부하면 됐다. 청지트 상담사는 현서씨에게 2021년 1월부터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안내했다. 주거급여를 관할하는 국토교통부가 생계급여와 마찬가지로 '세대주 지급'이 이루어지던 주거급여를 청년 개인에게 따로 지급하도록 제도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주거급여는 2021년 기준 월 82만2524원보다 소득이 낮은 1인 가구에게 매월 최대 17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2021년 현서씨는 자활사업에 선정되었다. 자활급여를 받으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애견미용사가 되고 싶다는 현서씨는 자활을 통해 생활이 안정을 찾으면 자격증 학원에 등록할 계획을 세웠다. 현서씨는 조금씩 꿈을 향해 노력해 보기로 했다.
광주 청지트 주세연 센터장은 "이번 사례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를 뼈 아프게 지적하고 있다"며 "현서씨에게 생계급여가 지원되었다면 현서씨는 가출 이후에도 빚을 지지 않고 조금 더 안정적인 생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 "생계급여 지급시 30세 미만 자녀 별도가구로 인정해야"
지난 5일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20대 청년의 빈곤 완화 및 사회보장권 증진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모와 주거를 달리하는 30세 미만의 미혼 자녀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부모와 별도가구로 인정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단순히 시혜적인 제도가 아닌 헌법상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구체화시킨 권리보장 제도"라며 "공적 지원이라는 국가 책임을 축소시킬 목적으로 가족주의 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세연 센터장은 "우리 사회는 안정적인 가정 환경의 존재 유무가 한 청년의 삶을 결정하는 사회"라며 "뒷바라지가 가능한 가정에서 태어나면 대학 입시, 대학 생활, 취업 준비, 취업 후 결혼까지 큰 걱정 없이 나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 청년들은 삶의 첫 단계를 마이너스로 시작하고 있다. 부모의 소득과 자산 격차가 자녀 세대로 세습되다보니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면서 "청년 빈곤 현황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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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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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으로 가출했지만... "서른살까지 참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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