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버링 하고 있는 빌로오도재니등에.허공에서 정지비행으로 주변을 탐색중이다.
이상헌
'빌로오도'는 벨벳을 뜻하는 포르투칼어 'Veludo'에서 왔고 '재니'는 광대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통통한 몸매에 꽁무니가 급격히 빠진것처럼 보이지만 날렵한 날개를 가지고 있기에 딱 들어맞는 명칭이라고 여겨진다.
허공에서 사방팔방으로 방향전환이 자유로우며 급가감속으로 상하고저 위치 전환이 순식간이다. 워낙 빠른 날갯짓은 1/8000초의 카메라 셔터 스피드로도 잔상이 남는다. 신출귀몰하다가 꽃이나 땅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부드러운 솜털이 온몸에 수북히 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가루받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추측컨대 이른 봄의 추위 때문에 보온기능도 겸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생전략으로 삶을 이어가는 빌로오도재니등에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일이지만, 예전에는 나들이를 가면서 찻간이나 길가에서 애들 오줌을 누이는 일이 흔했다. 아이의 바지를 내리고 '쉬~쉬~' 하면서 소변을 보게 하는 장면 말이다. 쉬는 오줌이라는 뜻도 있지만 구더기라는 의미도 있다. 쉬파리가 그래서 나온 명칭이다. 공중에서 유영하다가 빠르게 오줌을 싸듯 알 또는 구더기를 튕겨내기 때문이다.
재니등에 암컷은 군집생활을 하지 않는 가위벌이나 뒤영벌의 둥지에 접근하여 입구 위에서 쉬를 까는데, 산란이 가까워지면 흙 속의 작은 입구를 조사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이는 아마도 페로몬 같은 생화학적 단서를 포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종의 경우에는 흙 속에 알을 슳어 놓기도 하지만 대개는 오줌을 발사하듯이 재빠르게 알을 쏘아낸다. 이 기상천외한 알까기 습성으로 인하여 영어권에서는 '폭격파리(Bomber fly)'라는 별칭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