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이 주차타워를 신축할 계획인 군청 앞 유휴지, 뿌리를 캐내지 않은 핑크뮬리가 월동한 뒤 자라고 있다. 그 옆 노상주차장은 횡단보도까지 주차선을 표시했다.
<무한정보> 김동근
충남 예산군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는 예산군청 앞 군유지에 '주차타워'를 신축한다.
주민들의 불편민원·도로변 불법주정차 증가·교통사고 위험 등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1억여 원을 들여 꽃밭을 고수하며 땜질식 처방만 해왔던 터라, 지역사회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황당한 행정이 벌어지고 있다. 건설교통과가 55억 원을 투입해 주차타워를 지을 땅에, 산림축산과는 2000여만 원으로 생태계를 위협하는 핑크뮬리를 조성하고 있는 것.
군민에게 주차공간을 확보해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무료 공영주차장으로 만들어 개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에 따르면 주차환경개선사업 일환으로 그동안 꽃밭을 조성한 군청 앞 유휴지(예산리 789·790) 1800㎡에 55억 원을 들여 지상4층, 건축연면적 4000㎡, 200면 규모로 주차타워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주차환경개선지원사업비'로 국비 27억 5000만 원을 신청했으며, 행정력을 총동원해 반드시 관철시킬 계획이다.
또 다른 지자체를 벤치마킹하고, 유·무인주차관리 등 주차관제시스템도 꼼꼼히 살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건설교통과는 주차타워를 지어 행정기관과 상가들이 밀집해 민원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군청 주변의 주차난과 주민불편을 해소하겠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산림축산과는 이곳에 군비를 투입해 지난해(2020년) 11월 베어낸 핑크뮬리를 또다시 재배하고 있다.
중앙부처가 볼 때, 국비 수십억 원을 신청할 정도로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정작 주차타워부지는 꽃밭을 만드는 모순된 행정으로 당위성과 필요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여지를 주는 셈이다. 오죽하면 공무원들 사이에서 "꽃밭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