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후보는 "첫날부터 능숙하게"라는 선거 슬로건을 내세웠다. 시정 경험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그것은 그가 과거 어떤 시장이었는지를 상기시키는 슬로건이기도 하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한 달 안에 다 풀겠다'는 그의 공약은 수많은 고통을 야기한 그의 잔혹한 능숙함을 떠올리게 한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 토론회에서 오세훈 후보는 "11평형은 너무 좁아서 대각선으로 누워 자야 한다"는 말이 논란이 됐다. "부잣집 자제분과 가난한 집 아이들", "강남과 비강남"이라는 구분을 사용한 오세훈 후보의 최근 발언들도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 오세훈은 서울시장 시절 '명품 서울'을 표방하며, 도시 서민들의 삶터를 '짝퉁'인 양 쓸어버리고, 중대형 아파트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중심에 용산이 있었다. 2006년 선거에서 '뉴타운 50곳' 추가 지정을 공약하고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7년 7월,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애초에 '한강 르네상스'는 한강 생태계를 복원하는 환경 공약의 하나로 포장되었다. 그러나 발표된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조감도에는 뾰족이 솟은 665m(150층)의 랜드마크 빌딩과 함께,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사업이라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8월 용산역 일대 56만 6000㎡를 국제업무기능의 서울 부도심으로 개발하겠다는, 사업비 총 31조의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서울시는 시책사업으로 연계한다며 SH공사를 통해 490억 원을 출자했는데, 여기에 삼성물산을 대표 컨소시엄으로 한 27개의 금융·건설재벌들이 재무, 전략, 건설 부문 투자자로 나서며,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의 대규모 개발프로젝트 속도전이 강행되었다. 이 광란의 개발 폭주는, 용산 일대의 땅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했다. 빠른 개발을 위해서는 주민들을 빨리 쫓아내야 하고 이는 극심한 용역 폭력이 동원되는 강제퇴거로 이어져다. 이 개발 폭주의 한 가운데서 여섯 명의 시민이 사망에 이르는 '용산참사'가 발생했고,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기'라는 부도 사태로 귀결됐다.
용산참사 책임자, 오세훈의 본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