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부산시장 보궐선거 지원을 위한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박형준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과 더불어 대한민국 제2도시인 부산에서도 선거전이 치열하다. 부산 선거에서도 학교와 관련된 이슈가 있다. 바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딸의 홍익대 입시 과정에서 딸과 배우자가 홍익대 측에 입시 청탁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그것.
홍익대 미대 교수였던 김승연씨는 최근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평소 미술계에서 일하고 있어서 잘 알고 있는 박형준 후보의 배우자가 딸과 함께 직접 홍익대를 찾아왔고, 당시 채점 교수였던 자신에게도 눈물을 흘리며 딸을 합격시켜 달라고 부정 청탁을 했다고 폭로했다. 자신에게 학교에서 직접 작품까지 찍어줬고, 구체적으로 점수를 어떻게 줬는지 등 상세 과정을 설명했다.
사실이면 엄청난 사건이다. 결과적으로 딸은 홍익대에 다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것은 공개되지 않아서 지원하지 않은 건지, 지원하고도 합격하지 못한 건지,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건지 알 수 없다. 박형준 후보 측은 홍대 입시에 지원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가 '기억이 흔들리고 있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아무리 오래된 일이라고 하더라도 대학교 지원 여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박형준 후보 측은 김 전 교수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김 전 교수 측은 박 후보 딸의 입시 청탁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 논란 역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 입회 여부를 두고 벌어지는 진실 공방과 마찬가지다.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줄 수 있는 스모킹건은 홍익대에 있다. 정말로 박 후보의 딸이 홍익대 편입 시험에 지원했는지 여부는 홍익대가 지금 당장이라도 확인할 수 있다. 입시 응시 여부를 알 수 있는 '입학사정대장'은 대학 관련 법령에 따라 영구 보존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의 딸이 홍익대 입시에서 정말로 부정청탁을 했는지 여부는 중요한 교육 관련 이슈다. 홍익대에 지원을 했는지 여부는 박 후보의 거짓말 여부, 즉 도덕성과 직결되는 문제고, 모녀가 직접 찾아가 부정청탁을 했는지 여부는 국민이 용서할 수 없는 범죄 행위다. 이에 대해서 아버지 또는 남편이 거짓 해명을 했다면 이 역시 국민들이 그냥 넘기기 어려운 문제다. 박 후보 딸의 홍익대 지원 여부에 대해서 홍익대가 입을 열어야 하는, 교육부가 확인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홍익대 측은 "지금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인 정보 사항이라 공개가 어렵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교육부 감사관실이나 검찰 쪽에서 (공개가) 상관없다고 얘기해주면 우리도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답했다. 전날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제기된 여러 입시 의혹과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행정적 절차를 준수해 저희가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유권자의 요구는 확실해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딸의 홍익대 응시를 둘러싼 의혹 관련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한 여론을 조사했다. 그 결과 58.4%가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개할 필요 없다'는 의견은 26.5%였다. '공개해야 한다'는 응답이 2배 이상 높다.
이번 선거는 전임자들의 낙마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서울과 부산, 아니 둘 중 어느 한쪽이라도 이후에 거짓말이 드러나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면 국민들의 배신감은 어찌할 것인가? 치명적일 수 있는 의혹은 투표 전에 검증해주길 바란다. 오세훈과 박형준 후보, 경희대와 홍익대, 아니면 교육부의 심사숙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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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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