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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후] 어느 농민의 작은 바람, 순창농협의 통 큰 결정

로컬푸드 진열 방식에 대한 아쉬움 전하자 개선 방안 내놔

등록 2021.03.27 17:04수정 2021.03.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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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7일 기사 보도 후, 순창농협 하나로마트 내 냉장매대 일부를 로컬푸드에서 사용하게 됐다. 설순덕씨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지난 3월 7일 기사 보도 후, 순창농협 하나로마트 내 냉장매대 일부를 로컬푸드에서 사용하게 됐다. 설순덕씨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최육상

지난 3월 7일, 로컬푸드 매장에 채소 등을 납품하는 농민 설순덕씨 사연이 담긴 '매일 대중교통으로... 이 로컬푸드 생산자가 바라는 것' 기사가 나간 후, 전북 순창군 순창읍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매장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지난 기사에서 설순덕씨는 이렇게 호소했었다.

"다른 로컬푸드는 시설이 정말 잘 갖춰졌어요. 냉장 시설, 진공 포장 그런 게 참 좋았어요. 농협 조합장님, 과장님, 계장님 그런 높으신 분들이 직접 가서 보고 느꼈어야 해요. 여기 진열대 문제도 회장님이 엄청 건의했어요. 그런데도 안 바뀌잖아요. 농사 안 지어본 사람은 이런 맘 절대 몰라요. 농협에서 조금만 더 애정과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
로컬푸드 상품, 가능한 잘 팔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전북 순창농협 하나로마트 내에 있는 로컬푸드 매장. 바닥에 로컬푸드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
전북 순창농협 하나로마트 내에 있는 로컬푸드 매장. 바닥에 로컬푸드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 최육상
 
순창농협 하나로마트에는 '로컬푸드(Local Food)'라고 쓰인 사각형 경계선이 네 평 남짓 바닥에 그어져 있다. 로컬푸드 상품들은 지금까지 경계선 내 나무 매대에서만 판매할 수 있었다.

<오마이뉴스> 기사가 보도된 후, 선재식 순창농협조합장과 조유성 점장 등이 협의를 거쳐 기존 냉장 진열대 일부를 로컬푸드 상품에 할애했다. 다육 식물도 사각형 경계선을 벗어난 마트 입구 쪽에서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돼 고객의 눈길을 끄는 데 용이해졌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타지에서 양복 입은 사람들이 '기사를 보고 왔다'면서, 설순덕씨 로컬푸드 상품들을 한 아름 잔뜩 사서 가기도 했다"며 "조합장님과 점장님도 기사를 보시고 로컬푸드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조 점장은 "마트에는 로컬푸드 상품들만 있는 게 아니고, 친환경제품, 유기농제품 등도 함께 제한된 공간을 활용해서 팔아야 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조합장님 등이 기사를 보시고 다른 지역 로컬푸드를 둘러보신 후, 순창군민들이 직접 재배하고 애써서 키운 로컬푸드 상품들이 가능한 잘 팔리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로컬푸드를 담당하는 구준회 팀장은 조 점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친환경제품을 판매하는 전용 냉장 매대를 로컬푸드 상품과 반반씩 나눠서 활용하는 방안을 궁리하고 있다"며 "규정상 친환경제품은 다른 상품과 함께 판매를 할 수 없어서, 냉장 매대 공간을 로컬푸드 상품과 명확하게 구분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설순덕씨는 27일 전화 통화에서 고마움과 아쉬움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순창농협에서 냉장 매대를 쓰게 해 줘서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로컬푸드 상품이 겉보기에 조금 지저분하니까 기대만큼은 잘 안 팔려요. 머위, 도라지, 마늘, 호박꼬지, 고구마 줄기, 시금치, 상추, 무청, 토란대 같은 로컬푸드 상품들이 이슬 맞고 햇볕 쬐고 정말 좋은데. 지금 젊은 댁들이 깨끗하고 화려하고 좋은 것만 사 가요. 로컬푸드 상품을 안 알아주니까 아쉽죠."
 
 로컬푸드 매대에서만 판해할 수 있던 다육 식물이 기사 보도 이후, 마트 입구에서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돼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로컬푸드 매대에서만 판해할 수 있던 다육 식물이 기사 보도 이후, 마트 입구에서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돼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최육상
#설순덕 #로컬푸드 #순창농협 #전북 순창 #순창읍하나로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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