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청년면접수당 포스터
경기도
"면접비 부담으로 구직 포기"... 이재명표 '청년면접수당' 시행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경기도가 팔을 걷어붙였다. 경기도는 면접비 부담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지난해 6월부터 '경기도 청년면접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표 청년정책 중 하나인 청년면접수당은 구직활동 중인 만18∼39세 청년들의 면접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용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인 청년들의 구직활동에 드는 면접비용 부담을 줄여 취업 준비 기간을 단축하는 게 목적이다. 1회에 3만 5000원씩 최대 6회, 21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있다.
경기도는 산하기관인 경기도일자리재단과 함께 지난해 4차에 걸쳐 신청을 받았고, 모두 3만 7891명이 참여해 11만 3016건의 면접수당 신청서를 접수했다. 부정 수급을 미리 방지하고 공정하게 지급하기 위해 3단계 검증 절차를 진행했고, 서류 미비, 부정 신청 건 등을 제외하고 총 9만 3099건, 약 33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경기도는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에 따른 기업 불황, 신규 채용 감소 등 국내 경제 상황 악화로 애초 목표 대비 신청률이 낮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참여자 모집 홍보 확대, 지인 추천 증가에 따른 사업 인지도 향상으로 하루평균 신청 건수가 1차 모집 기간 394건에서 4차 모집 기간 1783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세심한 제도와 지원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힘"
청년 구직자에게 면접비는 단순히 교통비, 여비라는 의미에만 그치지 않는다. 반복되는 취업 실패로 자존감이 바닥을 친 청년 구직자에게 청년면접수당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신청자들의 후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취업준비생인 박아무개씨는 "누군가는 몇 푼 안 된다고 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세금을 함부로 쓴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어딘가에 소속되지 못한 채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에게는 면접수당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제도인지 모른다"며 "정말 아끼고 아껴서 사용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면접 최종합격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때마다 자책하고 풀이 죽었지만,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다고 한다. 부모님은 걱정하실 게 뻔하고, 친구들은 모두 취업한 상태라 창피해서 혼자 속으로 삼키고 자책하곤 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이런 저에게 유일하게 관심을 주고 힘을 내라고 위로해주는 건 경기도일자리재단이었다"며 "'면접에서 떨어져도 괜찮아. 조금만 더 힘내자. 포기만 하지 말자'라고 응원해주는 기분이 들어서 자책을 덜 하게 되고, 다시 시작해보기로 마음먹고 열심히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씨는 경기도에서 받은 면접수당으로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먹기도 하고, 낭비일 것 같아 몇 달 참았던 따뜻한 커피도 오랜만에 사서 마셨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목표했던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다.
박씨는 "면접수당이 없었다면 자격증 공부도 하지 않고 그냥 자포자기하고 있었을 것 같다"면서 "세심한 제도와 지원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청년면접수당으로 경제적인 위로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격려를 받은 것은 김아무개씨도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몇 날 며칠을 준비하더라도 면접결과가 좋지 않으면, 면접을 위한 노력이 다 허사가 된 것만 같은 허탈감이 찾아온다"며 "경기도 청년면접수당이 저에게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며,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면접수당은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아닌,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첫 제도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