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관매도의 꽁돌. 설악산의 흔들바위만 하다. 한 여행객이 꽁돌을 굴리는 흉내를 내보고 있다.
이돈삼
햇살 좋은 봄날이다. 신선과 선녀도 풍경에 반해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걸 깜박했다는 곳으로 간다. 국립공원공단이 '명품마을'로, 전라남도가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한 진도 관매도다.
관매도는 풍광 빼어난 섬이다. 해안이 아름답고, 해송 숲이 울창하다. 이야기거리도 풍성하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슬픔의 섬으로 변해 버렸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주민들의 삶이 버거워졌고, 지역경제도 활력을 잃었다. 시나브로 회복되고 있다지만,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기엔 아직도 상처가 크기만 하다.
남도의 꽃봄이 절정을 향하는 지난 17일, 다시 관매도를 찾았던 이유다. 관매도와 세월호는 떼고 생각할 수 없다. 관매도로 가는 배를 진도항(팽목항)에서 타야 한다. 관매도의 돈대산 정상에 서면, 세월호를 삼켜버린 동거차도 부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관매도로 가는 길, 희생자 가족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길 다시 한번 빌었다. 진도주민들의 고통도 빨리 아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