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년드림은행이 홍보를 위해 제작한 웹포스터다.
광주청년드림은행, 일러스트 작가 윤연우
지연(가명)씨는 광주에 사는 20대 청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 위해 이력서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 하던 아르바이트로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한동안 부모님께 용돈을 받았다. 얼마 후 코로나19와 구직 준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생활이 빠듯해졌다. 급하게 쓸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대출을 알아봤다. 당시에는 취업만 하면 금방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간단한 검색을 해보니 조건 없이 대출을 해준다는 광고를 찾을 수 있었다. 광고에는 메시지를 보내면 친절하게 상담을 도와준다고 쓰여 있었다. 그렇게 '업자'와 연락이 닿았다. 업자는 휴대폰을 개통해주면 바로 돈을 입금해주겠다고 했다. 당장 휴대폰을 개통하는데 들어가는 돈에 비해 큰 금액이었다.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업자는 개통할 휴대폰 기종과 대리점도 정해주었다.
조금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당장 돈이 급했던 지연씨는 업자가 시키는 대로 휴대폰을 개통하여 업자에게 넘겼다. 업자는 휴대폰을 받은 직후 돈을 입금해주었다. 업자는 이 돈은 대출금이 아닌 사례금이니 갚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내구제 대출'로 불리는 불법금융이었다. '내구제 대출'은 대출희망자가 휴대폰 등을 개통하여 브로커에게 넘기면 브로커가 그것을 판매한 후 수수료를 챙기고 판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대출 희망자에게 주는 형태의 불법금융을 뜻한다.
처음에는 감당할 수 있었다. 지연씨는 업자가 건넨 돈을 급한 불을 끄는 데 사용했다. 이후에는 매달 휴대폰비를 냈다. 하지만 당장 돈이 필요한 순간에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대가는 가혹했다. 지연씨는 업자에게 3차례 더 휴대폰을 개통해주었다. 지연씨는 어느새 매달 휴대폰비로만 5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고 있었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지연씨에게는 이미 800만 원의 부채가 있었다. 연체가 발생했고, 그에 따라 채권추심도 심해졌다. 그즈음에는 이미 통신사로부터 업무를 수탁받은 신용정보사가 지연씨에 대한 채권추심을 진행하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스트레스였다. 빚을 갚으라는 독촉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 길이 보이지 않던 어느 날, 지연씨는 길을 걷던 중 우연히 시에서 무료로 부채상담을 해준다는 포스터를 봤다. 지연씨는 "돈과 빚이 궁금한 너에게"라는 표현에 멈춰섰다. 얼마 후 지연씨는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 찾아갔다.
광주 금융소외 청년의 마지막 버팀목 '드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