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중국학 센터의 아시안 혐오범죄 토론회미국과 중국의 국제관계 맥락 속에서 혐오범죄, 애틀란타 총격사건에 대해 느낀 점 등을 나눴다
전희경
19일 저녁 6시(미국 서부시간), 미 캘리포니아대(UCLA) 중국학센터는 아시안·태평양계 혐오범죄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타운홀 회의는 학생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최근의 폭력 행위를 보며 느낀점을 나누고, 시민 참여와 옹호, 지역사회 행동을 위한 정보제공을 위해 열렸다.
여기에선 아시아계 미국인의 권리 문제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중국에 대한 정치와 언론의 담론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그리고 시민권 옹호 관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를 다뤘다.
참석자 중 일부는, 이런 혐오범죄는 코로나 시대 트럼프의 위험한 발언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이라는 국제적 맥락 안에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패권을 잃고 중국이 부상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2위국 위치를 받아들여야하는 데 이것이 인종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폭력과 글로벌 정치경제 사이 인과 관계가 사실이라면, 코로나 이후에도 폭력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인종차별, 그 예고된 비극... 여성·중국인일수록 더 차별 당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미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2020년 3월 19일부터 10개월 동안 3292건의 폭력 사건이 보고되었다. 전년에 비해 150% 증가했다.
2021년에도 2개월 동안에만 503건 사고가 접수되었다. 보고되지 않은 사건은 더 많을 것이다. 요약된 전국보고서에 따르면, 언어적 괴롭힘 (68.1%), 기피 (20.5%), 물리적 공격 (11.1%), 직장내 차별, 서비스 거부 등 (8.5%), 온라인상 괴롭힘 (6.8%) 순서로 차별 유형이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더 차별당하며, 중국인 (42.2%), 한국인 (14.8%), 베트남인 (8.5%), 필리핀인 (7.9%) 순으로 피해를 당했다.
자본주의와 식민주의하에서 아시안들은 계속해서 성차별, 외국인 혐오의 희생양이 되어왔다. 차별적인 법과 정책에 침묵을 지키면서 아시안들은 노동력 공급을 늘리고 임금을 낮게 유지하려는 미국에 희생되어 왔다.
지난 1882년 중국배제법부터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계 미국인의 투옥, 미국이 주도한 동남아 군사 분쟁 난민 강제이주, 9·11 이후 이슬람과 남아시아 공동체를 겨냥한 감시, 동남아 지역 및 아시아계 기업들에 대한 이민국(ICE)의 공격까지 아시안들은 백인 우월주의의 공격을 받아 왔다. 그 중에서도 노인, 저임금 노동자, 여성 등 약자들이 더 많은 공격을 당해온 게 사실이다.
한인 사회의 발빠른 대응... '장례비' 모은 피해자 가족에 기부행렬도
애틀랜타 한인 사회 인사들이 아시아계 인종 범죄 비상대책팀을 구성하고 총격사건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 (AAAJ), 한미위원회 (KAC), 샘박 주 하원의원, 박병진 전 조지아 연방북부지검장, 윤본희 조지아한인변호사협회 이사, 김윤철 한인회장 등이 온라인 미팅을 했다.
한편 서명 사이트와 기부 사이트도 만들어졌다. 이번 총격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현정씨, 그의 장남(랜디 박)이 장례와 집 월세, 음식 등 필수품을 위해 2만 불 목표로 연
고펀드미 기부사이트(링크)에는 하루 만에 2백 27만 불이 모였다고 한다. 적게는 5불부터 많게는 5천 불까지 5만 8900여 명이 기부하였으며(20일 기준), 이는 이번 범죄의 심각성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말 동안에도 미국 전역 지역마다 관련한 온·오프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