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참사 현장인 골드스파 정문 앞에서 한 흑인이 1인 연대 시위를 하고 있다. 2021.3.18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3곳의 스파(마사지샵)에서 연쇄 총격으로 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6명이 아시안 여성이었고, 그 중 4명이 한인이었다.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김연경씨에 따르면, 애틀랜타 골드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스파에서 사망한 한인은 70대 여주인과 종업원인 70대와 50대의 박아무개씨, 60대의 유아무개씨다. 골드 스파에서 사고를 피한 종업원은 백인 남성이 '아시안을 다 죽이겠다'고 말한 후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경찰은 혐오범죄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범인의 성중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인종적 동기가 아니라 자신이 성중독에 빠져 있어 유혹하는 대상을 제거하려 했다고 진술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 교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사건 당일 사건현장 인근 2곳의 업소를 방문했던 김연경씨는 "사건 직후 경찰이 찾아와서 '인근 업소에 백인이 총기를 난사하며 아시안들을 죽이겠다고 난동을 피워서 문을 잠그고 아무에게도 열어주지 말고 조심하라'고 매니저들에게 주의를 주고 갔다"라고 전했다.
애틀란타에 거주하는 하영선씨는 "인종주의가 원인이 아니라고 범인이 자백했다"라는 뉴스에 "백인우월주의자들 끔찍하다. 불운한 날을 보내면 막 살인해도 되는 것인가? 경찰부터 저러니..."라고 말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클레어함씨는 "경찰이 뭐라고 판단하든, 아시아 여성을 페티쉬 상대로만 간주하는 전형적인 성적 대상화와 인종주의(혐오범죄)는 사실 별개의 문제라기 보다는 같은 뿌리를 가진 것 아닌가"라고 되물은 뒤 "기본적으로 유색인종의 여성을 동격의 인격체라고 여기지 않으니 저런 만행을 저지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의사 폴송씨는 "애틀란타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그들 중 다수가 생계를 위해 한 일은 무관하다. 그들은 모두 누군가의 딸이었고 더 나은 대우를 받을 만했다. 나는 두 딸을 둔 아버지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날 지경이다. 내가 어렸을 때 참았던 끔찍한 아시안 혐오와 편견이 과거의 것이라고 생각했다니 순진했다"라고 밝혔다.
기록 갱신 중인 총기 구매
혐오스러운 언사와 오염된 정보는 참사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우한) 바이러스'라고 강조한 것이 락 다운 이후 발생한 아시안 혐오범죄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총기 구입 건수 또한 계속 경신중이다. CNN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는 2300만개의 총기가 판매되었다. 이는 1390만개가 판매된 2019년과 비교해 65% 증가한 수치이다.
2021년 1월 미시간주에서는 총기구입을 위한 FBI 신원조회가 전년 1월에 비해 155 % 증가했고, 뉴저지주에서는 전년 1월보다 240% 증가했다. 조지아주에서도 신원조회 건수가 90만4035명으로 전년보다 68%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