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소속 이도경 비서관이 10일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헌 의원이 지난 12월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전부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 전반의 확률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남소연
지난 5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중 하나인 '큐브'의 확률을 공개했다. 그동안 이용자들의 강한 항의가 이어지자 일부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한 것이다. 이 비서관이 말한 '보보보'는 이용자들에겐 꿈의 아이템이었다. 큐브는 3개 능력을 지니는데 이용자들은 선호 능력인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로 3개를 모두 채우는 걸 '보보보'라 불렀다.
'보○○'을 뽑은 이용자는 '보보○'을 향해, '보보○'을 뽑은 이용자는 '보보보'를 향해 계속 돈과 시간을 들여왔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확률표엔 '보보보'는 아예 없는 아이템이었다. 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계속해서 발걸음을 내딛었는데, 알고 보니 이 세계에 그런 산은 없었던 것이다.
이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여러 게임의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던 와중에 맨얼굴의 턱 여드름 하나 정도만 드러난 셈이다. 이상헌 의원은 지난 12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하며 확률형 아이템 전반의 확률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 이 법안의 타당성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 업계는 영업비밀, 게임 산업 위축을 이유로 기존 자율규제 제도가 적합하다고 말한다. 업계의 이 같은 주장을 비롯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한 이 비서관과의 인터뷰를 아래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이 문제뿐만 아니라 게임특화 비서관의 국회 스토리까지 두 편에 걸쳐 기사로 소개한다.
"쉽게 넘길 문제 아냐"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국회 특성상 비서관이 직접 인터뷰하기 어렵다. 의원 반응이 궁금하다.
"오히려 지지해주셨다. 게임 관련 이슈는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라는 입장이시다."
- 우선 지난 5일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일부 공개한 것에 대해 묻겠다. 이른바 '큐브' 아이템의 '보보보'가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얼핏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소비자를 기만한 대표 사례다. 파친코에서 '777'이 나올 확률을 아예 막아놓고 이를 알리지 않은 셈이다. '보보보'란 아이템의 확률이 제로(0)로 드러났는데 이게 미리 고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는 높은 등급의 결과를 얻기 위해 계속 돈을 썼다. 쉽게 넘겨선 안 되는 문제다."
-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었다. 국회 앞 '트럭시위'가 이슈가 되기도 했고, 이런 와중에 넥슨의 확률 공개 조치도 있었다.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19대 국회에서 정우택 의원이 확률형 아이템을 제재하는 법안을 냈고, 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 3건이 발의됐다. 하지만 모두 폐기됐다. 당시 게임 이용자들은 '확률 공개만으론 달라지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1대 국회에선 저희가 법안을 냈다. 지난해 12월 15일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는데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선 이전과 비슷한 내용임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간 불만이 누적됐던 거다.
게임 이용자들이 처음 집단화된 움직임을 보였던 사례는 넷마블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란 게임 때문이었다. 이 게임의 이용자들이 1~2월 처음 트럭시위를 시작했고 이후 넥슨, NC 등의 게임 이용자들이 동시다발로 트럭시위를 이어갔다. 이후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저희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는데 게임 이용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 담겼다. 저희가 다시 반박 입장문을 냈고 큰 호응이 일면서 불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