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러니까 국민들이 '당장 사퇴하라'는 것이다. 저도 같은 생각이다. 어떻게 하실 건가?"
"…."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호통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의 제3기 신도지 부지 투기 의혹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실시했다. 주무부처 장관이자 전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장관을 향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사퇴'까지 거론하며 변 장관을 매섭게 몰아부쳤다. 변 장관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지만,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침묵하는 등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민심도 헤아리지 못하고 투기에 둔감한 장관, 뭘 더 기대하겠나?"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던 전체회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실랑이를 벌이며 1시간 가까이 지체됐다.
간신히 진행된 긴급 현안질의의 첫 타자는 심상정 의원이었다. 그러나 심 의원의 질의에, 변 장관이 구체적으로 답변한 부분은 많지 않았다. 예컨대 심 의원이 정부 합동조사단이 곧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데 대해 질문했으나, 변 장관은 "(발표) 날짜는 아직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내용과 규모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른다"라는 답만 내놓았다.
심 의원은 "국민들은 실망감과 배신감이 극에 달해 있다"라면서 "집값을 사상 최대로 폭등시켜 전 국민을 우울감에 빠트린 정부가, 공직자 투기마저 '셀프조사'로 적당히 모면하려고 하는 데에 더 큰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특히 변 장관이 MBC 기자에게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라며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한 걸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른 당사자가 변창흠 장관"이라며 "장관은 사전에 그 분들이 땅 사재기한 것을 알았느냐? 알고 말씀하신 건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변 장관은 이에 "(사전에) 전혀 몰랐다"라고 답했다. "말씀하시기 전에 사전에 조사는 해봤느냐"라는 질문에도 "해본 적 없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이 "본인들한테 조사도 안 하고, 또 사전에 알지도 못했는데 그게 개발정보를 미리 안 게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알았느냐?"라고 따져 묻자 변 장관은 "네…. 그게…"하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