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성소수자부모모임 회원들이 최근 성소수자들이 삶을 포기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이를 애도하며 정치권을 향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촉구했다.
이희훈
트랜스젠더 아들을 둔 어머니인 나비 운영위원은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퀴어축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받아야한다"라고 말한 것이 성소수자의 존재를 무시하고 인권에 대한 무감각과 몰상식을 전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지 '동성애 찬성·반대'와 '퀴어문화축제 찬성·반대'라는 한국 정치의 여과장치로 납작하게 만들었고, '퀴어' 의제를 유불리에 따라 꺼내어 휘둘러지는 전가의 보도로 전락시켰습니다. 누군가의 인권을 그저 선거 당락을 좌우하는 매력적인 도구로 이용하는 당신들은 정녕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나비 운영위원은 "당신들이 혐오세력의 눈치를 보며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동안 성소수자들의 생명이 끊어져가고 있다"면서 "성소수자인 우리 자녀들이 일상과 사회에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할수록, 사회는 우리 자녀들의 존재를 지워버리려고 하는 것만 같아 너무나 두렵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두렵기 때문에, 행동을 주저할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을 떠난 세 동료들에게 너무나 큰 빚을 졌기 때문"이라며 "성소수자 인권 보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지금 당장 해야 한다"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물 운영위원은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제 딸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나왔다"라며 "저희 딸은 성소수자인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편견과 혐오로 가득한 세상에서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했음을 뒤늦게 알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딸은) 신의 이름을 팔아 단죄하는 이들과, 표 장사에 혈안이 된 정치꾼과, 극단적인 조롱과 멸시를 일삼는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면서 "트랜스젠더 당사자를 향한 편견과 혐오를 멈춰줄 것과 성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실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물 운영위원은 "자신의 벽을 허물어 세상의 다리를 자처한 동료들을 애도하며, 그 다리의 다리가 되어 다음 세대 여성을 위해 투쟁하겠다"면서 "한 달 후 새롭게 시작되는 이곳 정치의 눈과 귀는 소수자들을 위해 모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