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을 제거하고 살을 발라낸 뒤 간장양념에 버무려 2~3일 숙성하면 맛있는 양념소갈비가 완성된다(왼쪽). 숯불에서 적당하게 구워내고 식지 않도록 데운 석판에 담아 손님상에 낸다.
<무한정보> 김두레
예산 양념소갈비 명맥을 잇는 두 식당이 한우암소만을 고집해 사용하는 것은 타지역과 다른 우리 지역만의 특징이다. 암소는 기름이 많아 제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인력이 많이 들어 웬만한 식당은 거세우를 사용하지만, 거세우보다 육즙이 풍부하고 고소한 맛이 강하다.
맛있는 양념소갈비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갈비 손질부터, 양념, 숙성, 굽기 등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겨 있다.
제일 먼저 갈비 겉에 붙은 기름을 떼 내는 게 가장 큰 일이다. 육절기로 갈비를 자르고 양념갈비 부위와 갈비탕 거리를 분리한 뒤 갈비살을 발라 칼집을 낸다. 간장을 기초로 갖은양념을 더해 버무려 2~3일 숙성하는데, 계절마다 숙성 속도가 달라 가장 맛있을 때를 찾는 것이 포인트다.
갈비를 구워 식탁에 올리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고기 굽는 곳 앞에서 하나하나 집어먹으며 술을 마시던 목로문화에서 유래된 거 같아요. 옛 건물에는 방마다 구이 시설을 갖추기 어려웠을 뿐더러, 소갈비를 먹을 정도면 거의 대접 받는 경우인데, 누구 한 명이 굽느라 바쁘면 힘들잖아요. 선술집이었을 때는 갈비를 구워 손님에게 낸 뒤 그 자리에서 잘라줬어요."
갈비 베테랑들이 알맞게 구워준 것을 맛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서민 음식도, 자주 먹을 수 있는 흔한 고기도 아니지만, 예산소갈비의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비결은 무엇일까.
"갈비는 달콤한 보물인 거 같아요. 어버이날이나 어린이날, 명절과 같은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주고 싶은 마음으로 오잖아요. 내가 사줘도 뿌듯하고, 대접받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맛있게 먹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음식하는 사람도 짜릿하고 예산의 갈비 맛을 이어온다는 자부심이 생겨요. 갈비가 참 '보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귀한 음식을 나누려는 '정'이야 말로 그 정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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