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 부림면 신반공원에 있는 '기미삼일독립운동기념비'에서 열린 추모제례..
윤성효
"오늘만 아니라 1년 내내 삼일만세시위 정신을 생각해야 한다. 3.1운동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그 정신을 잊으면 우리 민족이 아니다."
1일 경남 의령군 부림면 신반리 신반공원에 있는 기미삼일운동독립기념비 앞에서 만난 김종성(76)씨가 강조한 말이다.
그는 "친일파 후손들은 잘 살면서 오히려 큰 소리쳤다. 독립운동 후손들은 이곳에 살지도 못하고 멀리 가서 어렵게 살았다"며 "이제 제대로 독립투사들의 정신을 기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미삼일독립정신보존회(회장 권기상)가 이곳에서 "제102주년 기미 3.1독립운동 추모제례"를 연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부림면사무소 관계자와 후손을 비롯해 20여 명이 비가 내리는 속에 모여 기렸다.
추모제례는 권기상 보존회장이 초헌관, 최경호 유족대표가 아헌관, 노익환 부림면장이 종헌관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9명의 위패를 모셔 놓고 9개의 술잔을 올렸다.
백삼중 의령군수권한대행과 문봉도 의령군의회 의장, 성수현 의령문화원장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었다.
의령 신반리에서 벌어진 '독립만세의거'는 1919년 3월 15일 '장날'을 기해 열렸다. 유림들이 진주에 가서 독립선언서를 구해와 만세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날 만세시위 주동자는 정주성, 황상환, 최한규, 장용환, 김용구, 박재선, 이동호, 최영열, 박우백 선생으로 모두 9명이다.
이는 의령군청에서 펴낸 <내고장 전통>(1985년)과 의령군지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의령군지(상권)>(2003년), <경남독립운동소사(상)>(1966년), 삼일동지회가 낸 <부산경남삼일운동사>(1979년), 마산보훈지청에서 펴낸 <경남항일독립운동참여자록>(2001년) 등에 기록되어 있다.
의령 부림면 주민들은 힘을 모아 1990년 8월 15일 신반공원에 "기미삼일운동독립기념비"를 세웠다. 이 기념비에는 당시 주동자 9명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당시 주동자들은 일본경찰에 피체되어 진주검찰로 넘겨졌다. 박재선 선생은 태형 60장, 정주성·김용구·이동호·최영열 선생은 미결 6개월, 박우백 선생은 미결 6개월에 태형 60장 등을 받았다.
일부는 대구형무소로 갔고 박재선·최영열 선생을 포함한 나머지는 진주감옥에 있었다.
그런데 주동자 9명 가운데 지금까지 최한규(건국훈장), 항상환·장용환(대통령 표창) 선생만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았고, 나머지는 정부에 신청했지만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