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재 주변의 임실 관광지삽재의 북쪽에 임실 치즈테마파크, 치즈마을이 있고, 남쪽에 오수 의견비, 의견공원이 있다.
이완우
임실 성수면 월평리 삽재 가까운 곳에 월평리 산성이 있다. 삼국시대에 축조되어 천 년 이상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이 고대부터 사통팔달한 교통의 요지였고 장수지역의 가야 세력으로 향하는 봉수대로 추정되는 유적이 삽재 가까이에 있다. 이 지역은 전북 장수와 운봉 지역에 거점을 둔 가야 세력이 서해안의 가야포(伽倻浦)로 향하는 통로였다.
이 월평리 산성 아랫마을에 황금 바위 설화가 구전된다. 임실군청 홈페이지 '문화관광 전통문화 임실의 전설'에 '금암(金岩) 바위'로 채록되어 있다.
옛날 이 마을 이웃한 두 집에 총각과 처녀가 서로 연모하였다. 그런데 처녀에게 혼담이 들어오자, 어느 날 총각이 마을을 떠났다. 처녀가 총각이 있다는 성수산을 찾아갔다. 총각과 처녀가 다시 만나자 총각이 머무는 움막 옆에 있는 바위가 황금으로 변했다. 총각과 처녀는 황금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와 혼례를 치렀다. 얼마 후 다시 황금 바위를 찾아갔는데 그냥 평범한 바윗돌이었다.
가야를 철의 왕국이라고 한다. 철을 생산했던 장인들은 바위를 황금으로 바꾸는 도깨비 같았다. 민담(民譚)에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두드리며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면 금은보화가 쏟아졌다. 고전소설 흥부전에서 흥부가 박을 타니 보물이 쏟아진다. 흥부전에 도깨비 설화가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가야 고분, 봉수대, 제철 유적지, 산성 등 가야 세력의 유적이 수백 곳에서 발견되는 전북 동부 지역 운봉고원이 흥부전의 고장인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임실 지역에 활동하던 가야 세력권 야철(冶鐵) 장인들의 활동도 이처럼 황금 바위 설화를 이루어 전승되었을 개연성이 있다.
삽재에서 2km 북쪽에는 임실 치즈로 유명한 관광지인 치즈테마파크와 치즈마을이 있다. 삽재에서 10kn 남쪽에는 반려견 문화의 관광지인 오수 의견비와 오수 의견공원이 있다. 이들 관광지를 연결하는 삽재 고개는 증기기관차를 추억하고, 황금 바위 설화를 이야기하며 사계절 어느 때나 활력 있는 교통의 관문이다.
고갯길을 걸어 숲에 가까워지면 시간을 잊고 여유롭다. 나무와 풀이 합창하는 느린 노랫소리를 듣는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경칩을 지나면 곧 춘분이로구나. 어화, 좋다! 어화, 좋아! 어느 고개를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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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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