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이미지
언스플래쉬
2021년은 소띠 해라 '행복하소', '건강하소' 같은 새해 덕담 많이 들으셨죠? '소처럼 정직하고 근면하자'는 얘기도 많이들 했지요. '소처럼 우직하게'라는 말도 들어보셨을 거예요.
우직하게… 그건 '소(牛)+스럽게'라는 말이 아니랍니다. 주어진 일을 불평불만 없이 묵묵하게 해내는 사람들에게 우직하다고 하죠? 근데 '소 우(牛)' 자가 아니고요, '어리석을 우(愚)'에 '곧을 직(直)'이래요.
원래 사전적 의미가 '어리석고 고지식하다'거든요. 소들은 묵묵히 밭을 갈고 달구지를 끌기도 했지만, 불평불만이 없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말을 못 할 뿐이고, 참도록 길들 만큼 유순한 편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소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기에 고맙다고 하지요. 그러나 저는 고맙다고는 못하겠고 죄스러운 마음뿐이네요. 소가 원해서 내어주는 게 아닌데 어찌 고맙다고 할까요. 그저 인간에게 남김없이 빼앗길 뿐이지요.
아주 기본적인 존엄성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모든 것을 빼앗깁니다. 젖소의 경우는 수차례 갓 낳은 송아지까지 빼앗기며 우유기계로 살다 죽습니다. 사실 젖소란 인간 입장에서 지은 이름이라, 저는 '우유 빼앗기는 소'라고 하고 싶네요.
인간중심적으로 그리는 동물 이미지
매해 띠 동물에 관심을 갖지만, 그들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내가 아는 한에서만 자기중심적으로 대상을 파악하고 세상을 보려 하지 말고, 그의 처지에서 고민해보고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서도 파보고 상상해보면 좋겠습니다.
캐나다 여행 중 가이드가 들판의 소를 가리키며 '스테이크'라 해서 매우 가슴이 아팠지요. 그 마음을 바로 표시했어야 하는데, 순간을 놓치고 카톡으로 가이드에게 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소를 고기로 많이 접하겠지만, 살아있는 소만큼은 생명으로 봐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네요. 소 이야기를 하자니, 먹는 얘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저는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명제는 진실이라 여깁니다. 그런데 먹는 것이 나를 만들 뿐 아니라, 세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조천호 전 초대 국립기상과학원장은 JTBC <차이나는 클라스> 137회에서 말합니다.
"(온실가스는) 우선 사람이 없으면 가장 많이 줍니다. 육상 척추동물 중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밖에 안 됩니다. 키우는 가축이 67%나 되고요. 야생은 단 3%입니다. 인간을 위해 97%가 있는 것입니다. 인구와 가축 숫자의 안정도 중요한 측면입니다.
(중략) 채식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는 운송, 저장, 비료 등 다 화석연료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소고기 1kg를 위해 16kg의 옥수수가 필요합니다. 육식을 줄이면 농토도 덜 쓰고, 많은 화석연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정말로 축산은 그 양으로만 보아도, 사람이 지구에 주는 피해 중 가장 심각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요. 가축들이 배출하는 메탄가스와 분뇨, 사료 재배로 인한 산림 파괴와 사막화, 그리고 농약, 항생제, 에너지, 물 등의 과다사용, 가축전염병을 이유로 한 대량몰살 등 문제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기에 기후변화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 중에 많은 이들이 채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 관련 책들을 많이 본 사람들도 채식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인도적으로 생산된 것으로' '가끔씩' '제값 주고' '조금씩' 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