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관련 왓챠 프로모션 캡처
왓챠
이에 질세라 왓챠는 20년 12월부터 해리포터 시리즈를 지원하면서 이용자보다 더 진심인 태도로 연말 내내 축제 분위기를 이어왔다. 왓챠는 해리포터의 등장인물과 마법 주문을 활용해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자사 홈페이지나 앱 검색창에 '볼드모트'를 치면 '이름을 불러선 안 돼!'라는 경고가 뜨고, 불을 켜는 마법 주문인 '루모스'를 치면 암전된 화면 속에서 커서를 따라 불이 켜진다. 소소하지만 특별한 경험. 출국도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이용자들은 잠시나마 왓챠 속 해리포터 세계관을 맛봤다. 그렇게 지인과 가족을 대신해서 우리 건너편에 앉혀두었던 온갖 드라마와 영화는 삭막한 코로나 시대의 작은 위안이었다.
코로나 시국에 OTT 산업이 더 큰 날개를 달면서 실제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치열한 전투를 시작했다. 새벽 배송으로 K-방역 시대에 한 획을 그은 쿠팡은 쿠팡 유료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쿠팡 플레이를 지원한다.
어마어마한 몸집의 디즈니플러스도 2021년 한국 상륙이 예정되어있다. 디즈니가 지원하는 콘텐츠의 수는 마블, 스타워즈 시리즈, 픽사 같은 계열사 콘텐츠를 포함하여 약 8000여 개에 달한다. 한국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구 옥수수)와 티빙도 국내 방송사 중심의 프로그램 퀵 VOD와 최신 한국 영화 위주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또한 국내 OTT 서비스들도 단순히 프로그램 다시보기를 제공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티빙은 '티빙온리'를 통해 티빙 이용자들에게만 '철인왕후:대나무숲'을 단독으로 공개했다. 지난 14일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 본편 밖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외전 콘텐츠다. 웨이브도 '웨이브 오리지널'을 통해 superM 리얼리티 'M토피아', 'EXO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과 같은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제공해왔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수많은 OTT 서비스의 등장으로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OTT 업계가 될 예정이지만 이용자들은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구독권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OTT 서비스 진열대 앞에 선 이용자들은 다양한 맛을 골라잡을 수 있는 하프갤런 통을 건네받는다.
'이 한 통에 얼마든지 영상을 담을 수 있다니!' 신나는 마음에 보고 싶은 영상을 담아보지만 결국 넷플릭스 통에는 두 개, 왓챠에는 세 개, 티빙에는 한 개. 넘쳐나는 선택지 앞에 놓인 우리의 하프갤런 통은 브랜드별로 서너 개의 영상만 담긴 채로 방치되기 일쑤다.
언택트 시대, 이용자들의 시청 경험을 만드는 2020년이었다. 우리의 디지털 기계 속에는 다양한 OTT 어플이 깔렸고 이제는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로고들을 정리할 시간이 다가온다.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할 승자는 누구일지. 2021년, 이용자들의 눈을 계속해서 붙잡아 두기 위한 그들의 발전이 기대된다. 과연 올해 우리들의 하프갤런은 그 선택이 민망하지 않을 만큼 풍족하게 채워질 수 있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