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국내 최대 '닥나무', 새 보금자리로

국립산림과학원, 안정적인 보호·관리 위해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로 이식

등록 2021.02.17 09:06수정 2021.02.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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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 가좌동 소재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시험림으로 이식된 닥나무.
진주시 가좌동 소재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시험림으로 이식된 닥나무.국립산림과학원
 
고사 위기였던 국내 최대 닥나무가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졌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내 최대 닥나무의 안정적인 보호·관리와 과학적 보존기반 구축을 위해, 진주시 가좌동 소재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시험림으로 이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닥나무는 우량품종 발굴을 위해 전국을 조사하던 중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지난해 7월 발견되었다. 이 닥나무의 추정 수령은 60년이고 높이는 8.5m, 가슴높이 둘레는 165cm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내에서 이보다 큰 닥나무가 보고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발견 당시 이 닥나무는 고사 위기에 놓여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었으며, 줄기 일부가 썩는 등 수세가 좋지 않아 방치하면 고사할 위험이 있어 수목의 생육환경 개선 및 외과 치료 등의 보호 조치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 닥나무는 현재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시험림 부지로 이식되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식 후 뿌리의 발달 촉진, 수세 회복 등을 위해 수목 영양제 주사와 일부 줄기에 대해 외과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닥나무는 한지를 만드는 나무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에서는 닥나무를 주요 재료로 한 전통한지 이용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고품질 한지 원료자원 발굴과 증식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근래 전통한지 산업의 침체로 닥나무 재배 농가가 많지 않으나, 최근 이탈리아에서 500년 넘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물 복원에 의령에서 생산된 전통한지를 사용한다고 발표하는 등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면서 우리 전통한지와 닥나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손영모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소장은 "국내 최대 닥나무 발견 당시 수세가 열악하여 이식의 필요성을 절감했는데, 최근 이식에 선뜻 협조해 주신 관계 기관 담당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손 소장은 "앞으로 이식된 닥나무를 잘 보존하여 희귀 연구자료로 활용할 것이며, 본 연구소에서 수행 중인 전통 한지 연구를 통해 그 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운동장에 발견 당시 닥나무.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운동장에 발견 당시 닥나무.국립산림과학원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운동장에 발견 당시 닥나무.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운동장에 발견 당시 닥나무.국립산림과학원
#닥나무 #국립산림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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