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봉사
이영미
내가 기억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 명절 설날은 북적거리는 시장에서 삼삼오오 가족들과 함께 장을 보며 새 옷을 사 입고 마냥 즐거웠던 날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 방앗간, 명태포를 떠서 파는 아주머니, 여기저기 목놓아 물건 파는 소리들, 지나가는 짐차와 사람들. 명절이 되면 한복을 차려입고 가까운 이웃집으로 세배를 다니며 받은 세뱃돈에 기뻐하던 소소한 추억이 있다.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던 듯하다.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을 덮치기 전까지는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들이다. 2020년 설 명절을 코로나로 인해 어리둥절하게 보낸 우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상황이 더 악화되어 가족조차 만날 수 없는 명절을 맞이하리라는 것을. 작년 설 명절을 시작으로 추석 때도 그렇게 보냈고, 크리스마스 때는 모두들 힘겨운 표정으로 한해를 마감했다.
2021년이 되면 특별히 달라질 것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새해를 기다리고 맞이했다. 다행히도 백신이 개발되어 보급이 된다고 하니 이제 힘든 경기가 풀리기만을 바라면 된다. 지난 1년을 앗아간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네 인심도 사라지지 않았을까 염려스러웠다.
오늘 설 명절을 앞두고 급식을 끝내면, 4일 동안 급식이 멈춘다. 이 추운데 식사까지 못 하시면 어쩌나 하는 마음, 그리고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미미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 다행히도 군산시민단체에서 이 사실을 알고 빵과 떡을 준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