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정도리 구계등 전경. 크고 작은 갯돌이 아홉 계단을 이루고 있다.
이돈삼
해안도로에서 먼저 만나는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난대림 수목원이다. 난대림은 사철 푸르다. 면적이 2050만㎡, 여기에 40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각기 다른 난대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숲을 통한 치유를 실감할 수 있다. 특성에 따라 방향식물원, 희귀식물원, 아열대온실도 있다. 산림박물관도 볼만하다. 하지만 지금은 임시 휴관 중이다. 코로나19 탓이다.
정도리 구계등(九階燈)은 크고 작은 갯돌이 깔린 바닷가다. 밖으로 드러나고, 바닷속에 잠겨있는 갯돌밭까지 모두 아홉 개의 고랑과 언덕을 이루고 있다. 오랜 세월 파도에 씻기고 깎인 갯돌이 매끄럽다. 모양도 동글동글하다. 파도가 밀려왔다 빠지면서 들려주는 연주음도 감미롭다.
해변의 상록활엽수림도 울창하다. 오래 전에 주민들이 태풍과 해일로부터 생활 공간을 보호하려고 조성한 방풍림이다. 해송과 감탕나무, 가시나무, 단풍나무가 빽빽하다. 탐방로도 개설돼 있다. 안내판을 하나씩 훑어보며 걷는 재미가 좋다.
소세포 세트장은 오래 전에 장보고를 그린 드라마의 촬영장이었다. 바닷가에 떠 있는 대형 목선이 옛 포구의 풍경을 살려준다. 장보고가 활약했던 청해진 본영의 모습도 드라마 속 풍경 그대로 남아있다. 청해진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