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억류된 선원과 선박의 조기 석방을 교섭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달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이 험악했던 이란은 왜 갑자기 선원들을 석방한 것일까.
이 당국자는 그 이유로 동결된 원유수출 대금 70억불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심(sincerity)'이 이란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풀이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예정된 일정이긴 하지만 사태 이후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부랴부랴 정부대표단을 꾸려 이란을 방문, 여러 지도층을 잇따라 만난 게 큰 도움이 됐다. 최 차관은 이란에 도착하자마자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로하니 외무장관을 비롯해 법무차관과 의회 관계자, 최고지도자 측근, 학계 인사 등을 다양하게 만나 한국케미호의 억류해제를 요청했다.
최 차관이 '동결자금 문제 해법을 찾아오겠다'며 돌아온 뒤에도 외교부는 지금까지 거의 매일같이 이란측과 소통하며 해법을 논의했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이란 의회측 인사와 소통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전과는 다른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가 전달된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해석했다.
물론 아직 동결자금 문제에 큰 진척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의 협의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분한 액수는 아니지만 작은 분야에서 성과도 있었다.
이 당국자는 미납된 이란 정부의 유엔 분담금(1625만달러, 약 180억원 추정)을 동결자금으로 지급하는 문제가 미국과 협의중이며 거의 해결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반적으로 분담금을 낸다는 건 협의가 끝났고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이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에 대해 지난 2개월간 256억원의 의약품 수출이 이뤄진 것도 이란측의 마음을 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전 6개월간 150억원에서 상당히 늘어난 액수다.
한편, 이란의 억류해제 조치가 미국의 바이든 정권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선박 억류가 장기화 되는데 부담과 느낀 데다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향한 제스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당국자는 "아직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지만 핵문제에 대해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기 때문에 트럼프 때보다 아무래도 부드러운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