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옛터에 남아있는 물탱크와 자물쇠지금은 높은 아파트의 숲이 되어 버린 옛 형제복지원 터. 그 자리에 과거 형제복지원 물탱크와 자물쇠가 남아 있었다.
인권의학연구소
성인기보다 아동기의 강제수용 경험이 미치는 영향
보고서의 설문 결과를 종합하면, 성인기에 강제 수용되었던 생존자에 비해 15세 미만의 아동기에 강제 수용되어 극심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 생존자들의 정신 건강이 매우 심각하였다. 예를 들어 주로 성인 나이에 강제 수용된 서산 개척단 피해자들은 자살 생각과 시도가 각각 14.2%와 28.6%였지만, 10세 전후로 수용되었던 형제복지원은 44.4%와 70.6%를, 선감학원은 60%, 80%를 보였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PTSD 또한 서산 개척단 피해자가 14.3%를 보인 반면,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의 피해자들은 각각 66.7%와 70%를 기록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보며 두 가지 질문을 꼭 던지고 싶었다.
"국가와 국가의 녹을 먹고사는 공무원들에 의해 어린 시절을
빼앗긴 피해 생존자들의 일그러진 삶은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이제는 60-70대가 되어 버린 이들은 47.1%가 월세로 거주하고 있으며, 55.1%가 월수입 100만 원 이하, 38.9%는 기초수급대상자였다. 단순히 정신적 트라우마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빼앗긴 가족과 교육의 기회는 이들이 수용시설을 떠나서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는 큰 장벽이 되었다. 이에 강제수용 인권피해 생존자들은 심층 인터뷰에서 트라우마 치유 지원 프로그램의 상시적 지원과 신체적 후유증 치료를 위해 공공의료기관에서의 치과진료를 포함한 의료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가 지차체로는 처음으로 경기의료원에서 진료를 받는 전국 선감학원 피해자에게 연간 1인당 500만 원 내에서 본인 부담금 100%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같이 이들에 대한 공적 치유 지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과제다.
"왜 이러한 인권침해 피해자의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보도하는 언론은 보이지 않는가?"
이번 보고서를 발간한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의 담당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고서를 발표하고 주요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이를 실어주는 언론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은, 조회수가 높을 것 같은 이슈만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알아야 하는 사실에 대해 말하는 것이 언론의 공적 책임 아닌가. 또한, 서산 개척단, 선감학원, 형제복지원과 관련된 기사들은 인권피해 생존자들의 관점이 아닌 이들의 이야기를 소비하는 소비자층의 관심만을 고려하여 자극적인 인터뷰 기사를 쏟아내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인권피해 생존자들은 다시 한번 지난 과거의 트라우마를 재경험하게 된다. 다시 한번, 언론들도 피해자의 관점에서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에게 필요한 공적 조치의 필요성을 분석하는 기사를 만들어 주길 요청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이름은 박민중입니다.
생일은 3.1절입니다.
정치학을 전공했습니다.
공유하기
"서산개척단, 선감학원,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생존자 76.5%, 자살 고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