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3월 30일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폭스트로트
조선일보사
트로트는 한 세기 전인 1920년대부터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당시 트로트는 대중가요 장르라기보단 서양식 파트너댄스 종류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지금도 폭스트로트는 댄스스포츠 정식 종목 중 하나로 선정되어 있다. 물론 춤에는 대개 음악 반주가 따르기 마련이므로 그런 춤을 출 때 어울리는 음악을 트로트라 칭하기도 했으나, 특정 스타일 대중가요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트로트가 사용되지는 않았다.
광복 이전 대중가요에서 트로트가 직접 등장한 예는 무척 드문 편이다. 1936년에 발표된 <낙화의 눈물>, <노래 잊은 꾀꼬리>, <환락의 거리> 같은 경우 음반 딱지나 광고에 트로트 표기가 보이고, 1939년에 발표된 <눈물의 폭스트로트>는 제목에 트로트를 등장시켰다. 직접 들을 수 있는 노래 <낙화의 눈물>을 보면, 음반에 '폭스트롯'을 적은 이유가 리듬을 알려 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음반 뒷면 곡 <님 사는 마을>에는 동일한 위치에 '탕고', 즉 탱고를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