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연 평화나무 뉴스센터장
권지연 제공
- 최바울 대표는 그걸 진짜 믿는 건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을까요?
"다른 목적이 있는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이런 사상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라는 선교기구가 있습니다. 여기서 인터콥을 지도했고 계속 기회를 줬습니다. 최바울씨도 '신학 지도를 받고 잘못된 것을 고치겠다'고 했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고치지 않았습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KWMA로부터 지도를 받은 후 3개월 만에 <하나님의 나라>라는 제목의 만화책을 발간했는데, 여기에 문제로 지적된 백투예루살렘과 극단적 종말론 사상이 담겨 있어서 이단 전문가들로부터 또 지적을 받기도 했고요. 인터콥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단 연구가들을 고소하는가 하면 협박성 내용 증명을 지속해서 발송해 왔다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이단 전문가들도 있었어요.
그런 얘기가 들리는 것을 보면, 사실상 고칠 생각은 없었다고 보이는 거죠. 게다가 최바울씨를 계속 옹호하고 두둔하는 목사들도 있었거든요. 한국교회, 대형교회의 방관 내지는 동조 속에서 성장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죠."
- 대형교회가 최바울씨 키워준 면이 있다고 하셨는데 전광훈 목사도 그렇지 않나요?
"맞아요. 한국교회와 목사들의 책임이 없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온누리교회 고 하용조 목사 같은 경우 최바울씨가 낸 <세계영적도해>의 추천사를 써주기도 했고, 그 외 유명한 목사, 교수들, 할렐루야 교회 장로인 김승규 전 국정원장 같은 분들도 인터콥에 가서 강의했습니다."
- 인터콥은 선교단체잖아요. 우리나라에 선교단체가 인터콥 말고도 있잖아요. 그런데 왜 인터콥은 문제가 될까요?
"인터콥 최바울씨나 핵심 멤버들이 지난 신학 사상 때문일 텐데요, 한국에서 신앙은 상식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식으로 가르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문제는 발생할 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한국이 선교 대국이 되고 그러면서 많은 선교사가 강조하는 것이 '토착화'입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 스며들어 함께 생활하면서 필요를 채워주고 사랑을 전해주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터콥은 앞서 말씀드린 신학적 문제가 있다 보니 사탄으로부터 빨리 싸워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러니까 선교방식이 매우 과격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인도 사원 앞에서 땅 밟기 하면서 찬양 부르며 기도한다든지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2007년 분당 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 사건 때도 그 선교팀 인솔자가 인터콥 선교사였거든요."
- 인터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콥 규모는 사실상 본인들이 주장하는 건데, 2020년 기준으로 해서 선교사 1400여 명 정도로 파견했다고 합니다. 단기간 훈련받고 빠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서 그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214개 이상의 전국 중·고등학교에 UBTJ(U=Youth, BTJ=Back To Jerusalem) 모임을 결성해 청소년들 속에 침투해 왔다는 정황도 드러납니다."
- 다른 선교단체와 비교했을 때 큰가요?
"선교의 영역이라는 것이 매우 방대하잖아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현장에 선교와 연결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해외선교를 하는 단체로는 큰 규모에 속한다고 봅니다."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 세상을 음모론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 인터콥은 이번에 코로나 방역 거부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동안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들을 유도해 왔다는 목소리도 있던데 아시는 게 있으세요?
"선교활동에서의 문제점이 신학 사상에 근거했다고 볼 수 있겠고요. 사실 아프가니스탄 사건만 봐도, 이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문제일 수 있는 건데 이때만 해도 많은 교회와 목사들이 이렇게 얘기했어요.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거다', '그들의 희생으로 그 지역이 지금 얼마나 복음화됐는지 모른다'라는 말들을 저도 꽤 많이 들었거든요.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감수하는 신앙인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최근 코로나 상황에서 음모론을 퍼트리고 그래서 방역에도 방해가 되는 이 상황이 반사회성으로 흐른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럼 나올 게 나온 거라고 보세요?
"그렇습니다. 최바울씨가 2016년에도 언론에 기고문 냈던 게 있었는데 '영국의 EU 탈퇴 원인과 전망'이라는 기고문이었어요. 여기서도 '통합주의 글로벌 엘리트들은 반동을 잠재우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면 그들은 세대통합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다.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바벨 재건의 문명 프로젝트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기고문 낸 게 있거든요.
마지막 때에 적그리스도 체제의 출범을 위한 사악한 지상명령은 부단히 집행되어 갈 것이라면서 음모론적인 사상을 내비쳐 왔는데, 코로나 확산과 이런 시각이 딱 맞아떨어진 거죠."
- 인터콥의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이 방역 거부와 연결된다는 주장이 있어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자들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예수의 재림시점에만 집착하도록 만든다는 폐해가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런 신학 사상이 세상을 자꾸 음모론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고요.
코로나도 사실은 세계를 정복하고 통제하려는 세력이 만든 거라고 생각하고 백신을 맞으면 그들의 노예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방역에 협조적일 수가 없죠. 예를 들자면 전광훈씨 같은 경우도 계속 정부와 맞서야 된다는 기조의 메시지를 냈잖아요. 그러다 보니 전광훈씨 추종자 중에서도 숨고 도망 다니는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인 거죠."
- 인터콥의 집단감염 문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세요?
"일단 인터콥이 선교단체잖아요. 거기 훈련을 참여하거나 이런 분들이 그냥 들어가는 게 아니라 당연히 회비도 되고 본인들을 신상정보도 다 제출하고 참여했을 것이기 때문에 참가자 명단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일차적으로 방역이 중요하니까 방역 당국에서 빨리 명단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이번에 어쩌다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인터콥의 그릇된 신학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봤을 때 이 문제가 인터콥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가 한번 제대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교회를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계기 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