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인이사건 첫 재판을 앞두고 강원도 원주에서 서울남부지법을 찾은 김영신씨.
조혜지
▲ 정인이 양부모 탄 차량 가로막는 시민들 “살인죄 처벌하라” ⓒ 유성호
이들은 오전 9시 20분께 양모가 탄 호송차가 법원 정문을 통과하자 일제히 손팻말을 치켜들고 "사형"을 외쳤다. 연호는 차량이 지나간 뒤에도 10여 분 넘게 이어졌고, 일부는 소리를 지르며 오열했다. 양천경찰서 관계자가 경고 방송으로 "미신고 집회는 주최자와 참가자 모두 처벌된다"고 하자 일부 시민들은 "잡아가라", "아동학대 가해자나 잡아가지 우릴 왜 잡아가나"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영신씨는 남편과 함께 정인이 사건과 관련한 방송을 보면서 함께 울었다고 했다. 분노의 초점은 경찰 수사에 맞춰 있었다. 그는 "더군다나 경찰은 3번이나 신고했는데 아이를 못 살렸다"면서 "나설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것뿐이라 가장 화가 난다"고 했다.
7살짜리 아들과 함께 법원 앞을 찾은 또 다른 여성은 정문 앞에 도열한 학대 피해 아동의 사진을 함께 보기도 했다. 사업보고회 등 직장의 주요 업무를 미루고 연차를 낸 참가자도 있었다. 정아무개씨는 "정인이랑 3개월 정도 차이 나는 아이를 기르고 있다"면서 "아침마다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종일 (정인이 사건이) 생각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현장에는 토끼탈 복장으로 정문 앞에 선 이도 있었다. 사망한 정인이가 첫 재판을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아 "무서워하지 말라"는 마음에 준비했다고 했다. 정인이와 동갑내기 쌍둥이 등 4남매를 돌보고 있다는 김지선(38)씨는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는 광고 보듯이 (흔히) 누구나 저지르는 일이다. (수사도 법대로) 강력범죄와 동등하게 다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씨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광고처럼 수많은 피해들... 한국 수사는 아동학대를 너무 쉽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