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을 위한 발레바유아를 위한 발레바가 아닌, 중년을 위한 발레바
은주연
커피를 타서 신문만 읽기에도 빠듯했던 시간이 점점 여유있게 남기 시작했다. 물론 시간이 남기를 바라고 더 일찍 일어난 탓인지, 아이들이 점점 늦잠을 자는 탓인지 모르겠지만 남는 시간에 뭔가가 자꾸만 더 하고 싶어졌다.
혼자만의 시간을 더 값지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나가서 뛰어볼까? 라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불행히도 새벽부터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나에게 불가능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나와 맞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는 법. 나는 차선책으로 홈트용 기구를 몇 개 준비했다. 가벼운 아령과 밴드. 그리고 발레바까지.
매트를 하나 사서 깔면 공간도 차지하지 않고, 요가도 할 수 있고, 거기에 명상과 단전호흡까지 가능했을텐데 내가 식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레바를 고집했던 것은 매트보다 더 손쉽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는 기능성 측면이었다.
굳이 매트를 펴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과정을 생략해야지 아침에 스트레칭을 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습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무리 작은 습관을 하나 만드려고 해도 진입장벽이 높으면 끝내 실패할 것이 아닌가. 식구들은 지금도 쓰지 않는 발레바가 자리만 차지한다고 성화지만, 늦게 일어나는 그들은 모른다. 발레바가 나의 새벽과 매일 함께 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