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반죽 안에 채썰어 졸인 예산사과와 설탕으로 소를 채운 뒤 고소한 마가린에 구우면 달콤한 예산사과호떡 완성이다. ⓒ
<무한정보신문>김두레
포장에서도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종이 그릇에 가지런히 담은 것부터,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에 붙은 귀여운 황새그림과 사과모양 스티커가 "나 일반 찐빵·호떡과 달라" 이야기 하는 듯하다. 황새그림은 그림 그리는 재미에 한창 빠져있는 부부의 아들이 직접 그려 더 애정이 간단다.
부부는 예산살이 10년차. 공주에 사는 장인어른이 예산이 살기 좋다고 적극 추천해 이사를 왔다. 이 가게를 새로 열기 전까지는 빵집을 운영했다. 이젠 예산에 푹 빠져 사는 찐(?) 예산 사람이다. 여유 있고 긍정적인 예산 사람들의 모습에 사람 사는 맛도 느꼈다.
"서울에 살 땐 차가 너무 많아 도로를 가도, 주차하는 것 하나도 참 어렵고 스트레스였는데 예산은 그런 게 없잖아요. 처음엔 예산이 시골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시골에서 아들딸을 어떻게 키우나 걱정했는데, 학부모들 교육열이 높고 관심도 도시 못지않게 커요. 아이 키우기도 좋은 거 같아요."
아내 지후씨가 생생한 경험담을 전한다. 자영업자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때인데, 눈이 반짝이는 이유가 궁금하다.
"가게를 이전할 때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응원을 주셨어요. 오히려 힘이 났죠. 얼마 전엔 손님이 '예산사과호떡이랑 예산황새쌀찐빵을 보니 예산사람이라는 자긍심이 생긴다'는 말을 해주신 적 있어요.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았어요. 피곤을 싹 가시게 하는 힘이죠. 쌀찐빵이랑 사과호떡이 브랜드화돼 예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특산물 관광상품처럼 됐으면 좋겠어요. 올해에는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길 바라요."
이웃과 함께하는 것, 자부심을 갖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가슴 속 저마다 뜨거운 소망 하나를 품고 사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새로운 한 해, 이들이 품어내는 달콤한 내음처럼 모든 이들이 달콤한 인생을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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