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갑천에서 세계적 희귀조 '검은흰죽지' 발견

등록 2020.12.29 12:14

수정 2020.12.29 12:15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6일 갑천 현장 모니터링 과정에서 세계적 희귀조인 '검은흰죽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정지현)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이 대전 도심을 흐르는 갑천에서 세계적 희귀조인 '검은흰죽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9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6일 갑천 현장 모니터링 과정에서 검은흰죽지를 확인했다"며 "검은흰죽지는 얕은 호수, 습지, 충분한 식물이 있는 풀에서 번식하고 겨울을 보내는 데, 갑천에서 수컷 1개체와 암컷 1개체 등 총 2마리의 검은흰죽지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전에서 검은흰죽지가 발견된 것은 2017년 2월 대전 장태산 장안저수지에서 3개체가 확인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국내에 미조(길 잃은 새)로 매우 귀하게 도래하는 검은흰죽지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위기근접종(NT)으로 분류하여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새다.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서식하는 검은흰죽지는 전 세계에서 번식하고 있는 개체수가 1만8000쌍 미만으로 보고된다. 밤에 주로 활동적이고 씨앗, 수생 식물, 수생 무척추동물, 작은 물고기, 양서류 등을 먹는다.

검은흰죽지는 국내에서는 거의 관찰이 되지 않는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주남에서 첫 번째 기록 이후, 금강과 한강 등에서 극히 드물게 겨울철에 확인되는 종이다. 국내 관찰기록은 10회 내외뿐이다.

이처럼 희귀한 철새인 검은흰죽지가 2017년에 이어 대전에서 두 번째 확인된 것은 매우 유의미한 결과라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밝혔다. 지난 23일 갑천 탑립보에서 국내 희귀종인 '붉은부리흰죽지'가 대전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것과 더불어 갑천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갑천에 멸종위기종과 희귀종이 매년 찾아오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따라서 이 지역을 보전지역으로 지정, 도심 탐조지로서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시는 현재 유등천과 대전천의 대규모 준설을 진행하고 있고, '3대 하천 그린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토목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대규모 교각건설과 지하도로 건설 등에 '그린'이라는 이름만 붙여 진행하는 것도 문제지만, 최근 몇 년간 대전에 여러 멸종위기종(가창오리, 참수리, 흰꼬리수리, 칡부엉이 등)이 확인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유감스러운 사업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끝으로 "대전시는 희귀종과 멸종위기종이 안전하게 서식하고, 해마다 찾아올 수 있도록 3대 하천과 주변지역 보전과 보호에 힘쓰라"면서 "아울러 시대에 역행하는 하천준설과 대규모 토목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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