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8일 오후, 경복궁역 인근에서 오체투지 중인 참가자들
연정
18일 오후 4시, 경복궁역 인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과 쾌유를 위한 오체투지 두 번째 날. 서울 중구 정동길 민주노총 앞에서 청와대까지 가는 마지막 코스 오체투지가 진행되고 있다. 잠시 후면 목적지인 청와대 앞에 도착한다. 청와대 가는 길은 햇볕이 들지 않아 더 춥게 느껴진다. 아침에 내린 눈이 얼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한선주 전 공공운수노조 교육실장·서영섭 신부(꼰벤뚜알 성프란치스코 수도회,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소속)·김진억 전 희망연대노조 나눔연대국장이 전날에 이어 오체투지를 하고, 두 번째 날에는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도 함께하고 있다.
길 가던 시민들은 간혹 오체투지를 하는 이유를 묻기도 하고, 추운데 어쩌냐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물론, 뭐 하는 거냐며 비난하는 이도 있다. 더러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텔레비전에서 봤다고 반가워하며 사진을 찍기도 한다.
오체투지 참가자들은 날씨가 어떻든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저 묵묵히 땅에 엎드려 절을 하고 행진을 한다. 세상에 오직 이 일만 있는 듯이.
김호규 위원장은 금속노조 위원장의 의무감뿐만 아니라 금속노조 조합원의 한사람으로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해 함께 하고 싶었는데, 그 길을 만들어준 서영섭 신부에게 고맙다고 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평생 동지였던 박문진 지도위원도 많이 힘드셨을 텐데, 오직 김진숙 지도위원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오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에게 희망의 길을 안내한 서영섭 신부님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