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산악열차 예정지에 나타난 반달가슴곰... "저 여기 살아요" 지리산 형제봉에 설치해 놓은 무인센서카메라에 반달가슴곰 한 쌍이 촬영됐다. 한 마리는 반달가슴곰 KM-43과 RF-5 사이에서 태어난 KM-61로, 이 개체는 지리산에서 자연 출생한 수컷이다. KM-61의 머리 귀 부분이 잠깐 나온다. 또 한 마리는 위치추적 발신기가 없는 반달가슴곰으로, 야생일 가능성이 있다. 두 마리 반달가슴곰은 2020년 7월 26일 오전 6시 45분부터 7시 9분 사이 카메라가 설치된 곳에 머물렀다. ⓒ 이주영
산악열차, 모노레일, 케이블카 설치 예정지인 지리산 형제봉에서 반달가슴곰 한 쌍이 발견됐다. 한 마리는 방사된 암‧수컷 사이에서 자연 출생한 곰이고, 다른 한 마리는 야생일 가능성이 있다.
경남 하동군이 형제봉 일대에 산악열차 등을 조성하는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천연기념물(제329호)인 반달가슴곰이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이사장 우두성)과 형제봉생태조사단(단장 하정옥)은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형제봉에 설치한 무인센서 카메라에 반달가슴곰 한 쌍이 촬영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카메라를 설치한 지점과 산악열차 노선과의 최단거리는 불과 413m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달곰친구들과 형제봉생태조사단은 지난 7월 21일 이 곳에 카메라 두 대를 설치한 뒤 11월 말 수거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반달가슴곰이 찍힌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와 영상을 공유해 개체 분석에 나섰다.
이 단체가 회수한 카메라의 반달가슴곰 관련 영상은 모두 4개다. 영상 분석을 통한 개체 확인 결과 반달가슴곰 2개체가 촬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한 마리는 반달가슴곰 'KM-61'이다. 방사된 KM-43과 RF-5 사이에서 태어난 개체로, 지리산에서 자연 출생한 수컷이다. 자연 출생했더라도 포획이 가능하면 표식을 붙이고, 건강상태 파악 등을 위해 위치추적 발신기를 부착하게 된다.
영상에 찍힌 또 다른 반달가슴곰은 위치추적 발신기가 없다. 이에 대해 반달곰친구들은 "이 개체는 지리산에 원래 살던 야생 반달가슴곰이거나 위치추적이 되지 않는 곰일 것"이라며 "이 곰이 야생일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반달가슴곰 두 마리는 암수로 짝짓기 시기에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