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먹고 있는 흰꼬리수리 주변의 까마귀들.
이경호
그런데 사냥한 흰꼬리수리에 불청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바로 큰부리까마귀 이다. 큰부리까마귀 10여 마리가 흰꼬리수리 주위를 둘러싸고 호시탐탐 먹이를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대들지는 못했지만 까마귀의 집단공격에 쫓겨나는 맹금류들을 여럿 본터라 지켜보고 있었다. 한마리는 흰꼬리수리의 꼬리를 물어 뜻는 대담함을 보여주는 개체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까마귀들이 비행을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 걸까? 잠시후 바로 알 수 있었다. 흰꼬리수리 한마리가 더 와서 먹이를 빼앗으려 하는 것이었다. 까마귀들은 새로온 흰꼬리수리에 놀라서 비행을 시작한 것이었다.
새로온 흰꼬리수리는 사냥에 성공한 녀석을 공격했다. 둘다 3년생 정도되는 어린 개체였지만 먹이를 지키려는 녀석(갑천이)과 먹이를 뺏으려는 녀석(금강)이의 공중 전투가 매우 치열했다. 겨울철 생존을 위한 일이겠으나 동종의 목이를 뺏으려는 맹금류가 찌질해 보였다. 다행이 갑천이는 먹이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