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27배로 성장한 코스피(종합주가지수)ECOS(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서 발표하는 코스피 지수의 연도별 추이.
이상헌
코스피(KOSPI)는 대한민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주식 가격을 뜻한다. 투자업계 용어로 시가총액이라고 하며 이것이 40년에 걸쳐서 27배나 올랐다는 소리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주식을 사지 않고 KOSPI 지수에만 투자를 했더라도 내 자산이 27배나 커졌을 것이라는 뜻이다.
코스피는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우량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시장이다. 대략 800개의 회사(종목)가 있다. 이 기업들을 몽땅 차지할 수 만 있다면 우리나라 전체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지 않는가? 국가 전부를 매입한다고? 가령 미국이라는 나라를 모두 매수할 수 있다고? 유럽 시장을 송두리째 구매할 수 있다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킨 것이 바로 '인덱스(Index) 투자'다. 다른 말로 하면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는 투자법이다. 예를 들어 증권회사는 투자자로부터 막대한 돈을 모아서 코스피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를 만든다. 이렇게 설정된 펀드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200개 기업의 주식을 골고루 매입한다.
지금 우리나라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약간 넘는다. 경제성장률과 연계되어 약 3분의 1이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변동 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하나도 빠짐없이 800개 기업의 주식을 전부 살 필요는 없다.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주는 대표 기업들을 매입하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인덱스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등록)시켜 누구나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것이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둘 다 같은 의미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의 글은 인덱스 투자의 골격을 설명하면서 ETF를 이용한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방법론이다. 언젠가는 스러져버릴 개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증권시장 전부를 산다. 통 크게 한 국가를 구매하는 길이다.
인덱스는 증시 전체를 사는 것
최대한 쉽게 풀어쓰고 있지만 초심자에게는 아직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설명하는 글 보다는 이야기를 통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증권사에서 오랫동안 재직했던 빌 셜타이(Bill Schultheis)는 자신의 저서 '당신의 펀드 매니저를 해고하라'에서 인덱스 투자를 봉투 선택 게임에 비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