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무용연구가 남순여 선생내게 춤은 남순여의 인생이다
최미향
- 무용을 하면서 보람된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장구같은 동적인 춤을 참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호흡으로 하는 춤이 참 좋아졌다. 예를 들면 승무나 살풀이춤, 입춤 같은 정적인 종류의 춤은 추면서도 마음이 안정되는 게 그렇게 흡족할 수가 없다. 이런 춤을 추다 보면 내 속에서 호흡이 나와 손가락 끝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끌어 나오는 듯 사위어 가는 듯 그러다가 다시 되살아나는 춤사위, 생각할수록 호흡으로 하는 춤을 선택한 것이 최고의 보람이란 생각이 든다.
호흡으로 하는 춤은 건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를 다스리는 데도 최고의 효과를 준다. 이 춤을 배울 때는 진도가 나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제 궤도에 오르면 참을 수 없는 깃털이 되어 자신을 사뿐히 내려 앉히게 된다. 계속하다 보면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일체가 되어 춤세가 저절로 나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만 더 일찍 (춤)입문했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랬다면 지금은 내가 서 있는 자리가 한 단계 정도는 올라가 있지 않을까? 내 나이 예순여덟이 넘었을 때인 몇 해 전, 전문적으로 춤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싶어 명지대 무용학과에 입학을 했다. 물론 지금은 실기시험에도 합격했다. 늦게나마 학생으로서 배움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데 시작하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 나이 벌써 70살이다. 후배양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족하지만 지금부터는 전통춤을 널리 알리고 전파하는 그런 주춧돌 같은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참!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일도 생기는 것 같다. 올여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서 트리플지도자상을 받았다.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며칠 전 통보받은 '2020 한국문화예술인' 대상에 선정됐다는 거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민족의 혼을 잘 갈고 닦아 후대에 길이길이 전해주라는 뜻인 듯하여 다시금 마음이 추스러진다. 95세 돌아가실 그날까지 '청산리 벽계수' 창을 하시며 돌아가신 할아버지처럼 나 또한 죽을 때까지 전통춤과 함께 여생을 마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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