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핀 장수' 이은영씨가 쓴 <50+ 인생 후반전> 책표지
도서출판 BMK
14년 전 쓴 책이 당시 30, 40대를 겨냥한 일종의 '창업 성공기'라면, <50+ 인생 후반전>(도서출판 BMK)은 저자가 50대 중년을 위해 쓴 자전적 에세이이자 '중년 지침서'다.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부에는 그가 지향하는 인생 지향점들이 담겼다. 부부가 나란히 달리는 책 표지 그림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마라톤 동호인이다. 매일 아침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주말마다 마라톤 동호회에 나가 수십 km를 달린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달린 누적 거리가 3만5000여km에 이른다. 여기에 100번에 이르는 헌혈, 5년 전부터 수시로 진행한 단식 등 인생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꾸준함과 실행력이 오늘날 그를 만들었다.
창업 경험담이 담긴 2부는 인생 전환기를 맞아 창업을 고민하는 중년을 향한 '충고'다. 2000년대 창업 성공 사례로 꼽혔던 이대 앞 액세서리 가게 '인다'는 인터넷 쇼핑몰에 밀려 지난 2016년 결국 문을 닫았다. 도심 중심 상권에 잘나갔던 인다의 폐점은 오프라인 매장에만 기댄 자영업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상의 변화는 일개 자영업자가 따라가기엔 너무 빠르고, 대부분 서서히 말라 죽고 말 확률이 지배적이다.(중략) 자영업자 개인의 능력과 열의, 노력의 삼박자를 갖추었음에도 실패로 귀결되고 마는 환경적인 부조리가 분명 존재한다."(151쪽)
인다는 결국 중대형 유통업체에 고무줄, 실핀, 똑딱핀 같은 액세서리를 공급하는 업체로 거듭났다. 이 또한 그가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일찌감치 깨닫고 새로운 사업 영역에 도전한 덕분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18년 동안 인다에서 손님들에게 직접 제품을 팔며 추억을 나누던 일을 더 사랑하고, 지금도 스스로 '행복한 핀 장수'라고 부른다.
"인생 후반전, 앞만 보고 달릴 때는 지났다"
3부는 앞부분과 느낌이 사뭇 다르다. 전반부에는 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나름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인생 성공을 위해 달려온 치열한 삶이 담겨있다면, 후반부에서는 인생 후반전에 접어든 중년답게 '느슨한 행복'과 '적당한 삶'을 말한다.
결국 저자가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언제까지 만족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릴 것인가?"(173쪽), "인생 후반전, 앞만 보고 달릴 때는 지났다"(217쪽)이다.
언뜻 '반전'처럼 보이지만, 결국 돈이나 명예 같은 큰 목표에 매달리거나 미래가 막연하다고 불안해 말고 "소중한 일과 경험, 건강과 행복을 놓치지 말자"고 중년 또래에게 외치는 외침이자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다짐(7쪽)이다.
50대 중년은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반환점을 돈 나이다. 건강하게 완주하려면 여기서 갑자기 속도를 내기보다는 지금껏 달려온 페이스를 끝까지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지금 어떤 목표에 도달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미래를 불안해한다면 마음의 평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중략) 미래를 불안해하지 말자. 지금 열심히 살고 있고 별 문제가 없다면 내일도 별일 없을 것이다."(186쪽)
50+ 인생 후반전 - 더 여유롭게, 더 편안하게, 잘 달리는 법
이은영 (지은이),
비엠케이(BMK),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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